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3-02-28 1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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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 회사 창립 11년 만에 첫 '1조 클럽'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 사장의 무기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휴미라 수요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가능해짐에 따라 대규모 매출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앞세워 회사 매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방되는 것을 계기로 모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조 단위 연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휴미라는 미국 바이오기업 애브비가 보유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2021년 기준 글로벌 매출이 25조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미국시장 매출만 약 23조 원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애브비의 특허 방어로 그동안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한 주요 기업들은 애브비와 합의를 통해 올해 7월부터 미국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미국 바이오기업 암젠의 경우 1월 첫 바이오시밀러를 내놓으면서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고 사장은 오랫동안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기다려왔다. 그는 2019년 10월 국내 매체 바이오스펙테이터와 만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나오면 유럽 못지않게 급격히 빠른 시간내에 미국시장에 확산할 것이다"며 "1년 이내에 미국 휴미라 시장의 60~70%를 바이오시밀러가 차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가 지닌 차별점을 염두에 두고 이런 빠른 시장 공략을 자신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9년 7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 저농도 제품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22년 8월에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중 최초로 고농도 제형의 허가를 획득했다. 하드리마 고농도 제형은 기존보다 적은 용량으로 치료효과를 발휘하는 한편 주사할 때 고통을 유발하는 구연산염이 제거됐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받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고농도 제형이면서 구연산염이 제거된 제품은 하드리마뿐이다. 셀트리온 등 경쟁사들이 비슷한 제형을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 허가가 나오지는 않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기업 중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사들 및 환자들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것은 통증이 덜한 구연산염 제거, 고농도 제품 여부다"며 "바이오시밀러 제품별 특징을 잘 살펴보면 결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글로벌 톱4에 해당하는 암젠,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테바가 의미 있는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보다 먼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유럽시장에서 상당한 판매 실적을 거두고 있다. 2018년 4분기부터 2022년 4분기까지 약 4년 동안 1조 원 이상의 제품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실적을 보면 별도기준 매출 9463억 원과 영업이익 2315억 원을 거두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럽보다 훨씬 규모가 큰 미국 휴미라 시장 진출에 성공할 경우 올해 연매출 1조 원대 달성은 무난하게 이뤄질 공산이 크다.
또 내년에는 올해보다도 성장 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영업망과 마케팅 정착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제품 판매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쌓은 공급 및 판매 노하우와 데이터 경쟁력을 바탕으로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력해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조기에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