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소비자물가상승률 내년 상반기 2.0%에 이를 것"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한국은행 사상 처음으로 열린 물가설명회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2017년 상반기는 돼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0%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서울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설명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올해 말 1%대 중반으로 높아진 뒤 2017년 상반기 2.0%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물가설명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2015년 12월 도입한 물가안정목표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치를 6개월 연속으로 0.5%포인트 이상 벗어나면 총재가 원인과 향후 통화정책방향을 직접 설명해야 한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1~6월 동안 2015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0.9%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소비자물가상승률 목표치로 결정했던 2.0%를 6개월 연속으로 크게 밑돈 것이다.

이 총재는 “지금의 저물가는 유가하락이라는 공급충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상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도 0.8%포인트 정도 떨어졌다는 것이다. 상반기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38.1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2015년 같은 기간보다 35% 낮은 수준이다.

이 총재는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가격 급락이 다른 나라에서도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영국과 일본 등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크게 밑돌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향후 국제유가의 오름세에 힘입어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점진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국제유가는 향후 초과공급의 완화와 글로벌 경제의 점진적인 회복 등에 힘입어 완만하게 오를 것”이라며 “수요 측면에서도 글로벌 교역량의 증가 등으로 국내외 경기상황이 점차 나아져 물가를 떨어뜨리려는 압력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2015년에 두 차례, 올해 6월에 한 차례 더 인하한 점도 중장기적으로 수요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접근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당분간 밑돌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해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