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시중은행 과점 허문다, 보험사 증권사에도 은행업 허용 검토

▲ 금융당국이 보험사와 증권사 등을 은행의 영역에 진입시켜 5대 시중은행의 과점체계를 경쟁체제로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금융당국이 보험사나 증권사도 은행의 영역에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의 '돈 잔치'를 지적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이후 5대 시중은행의 과점체계를 깨고 경쟁구도를 만들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 고유 업무영역인 지급결제 및 예금, 대출, 외환 등 분야에서 경쟁을 촉진시키고자 보험사와 증권사 등을 진입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신규 업체가 대형은행과 경쟁할 채비를 갖추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은행업 이외의 금융업무에 종사하던 대형 금융회사를 은행업에 들어오게끔 만들어 실질적 경쟁 구도를 빠르게 정착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험사와 증권사에도 법인 지급결제를 허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 신한카드, 미래에셋증권 등이 은행업에 진입할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또한 기존 5대 은행 사이에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수신·대출 비교 플랫폼을 확대 및 강화하는 방안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움직임은 윤석열 대통령이 앞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의 돈 잔치'로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보인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 모두 기준금리 상승 덕분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임직원 성과급 규모가 1조3천억 원을 넘어서면서 '이자 장사' 비난이 커졌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산업의 집중도는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특히 자산 규모나 지점 수, 신용도와 업력 등을 앞세운 5대 은행으로의 집중화 현상이 두드러져 한국은행은 과점구조가 고착화 되어 있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매주 실무 작업반 회의를 통해 은행 과점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을 세웠다. 6월 말 확정안이 나올 때까지 금융당국은 금융업계의 의견을 바탕으로 수정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회의'에서 "예금과 대출 등의 업무에서 실질적으로 경쟁이 일어날 수 있도록 보험· 증권·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권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