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이 대통령 임명 하루만에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로 사의를 표명했다.
전국 3만 수사 경찰을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직이 공석으로 남아 당분간 지휘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였던 정순신 변호사가 2월25일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경찰청 산하 국가수사본부 제2대 본부장으로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임기 시작 하루 전인 25일 입장문을 내고 사의를 밝혔다.
정 변호사는 입장문에서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말했다.
24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그는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시절 동급생에게 지속적으로 언어폭력을 행사해 전학 처분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정 변호사 측은 '전학 처분이 지나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학교의 조치가 부당하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교폭력 전력을 가진 자식을 옹호한 인물에게 경찰 수사를 맡기는 것이 옳은지 비판이 거세지자 정 변호사는 결국 사의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입장문에서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며 "가족 모두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정 변호사의 사의를 곧바로 받아들이며 "본인 의사를 존중해 수용했다"고 언론을 통해 전했다.
국가수사본부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당분간 지휘 공백이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가수사본부장은 경찰청장에게는 없는 개별사건 수사 지휘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사 부문에 있어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 사실상 경찰의 최종 책임자로 여겨진다.
지휘부의 의사결정을 필요로 하는 민감한 사안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경찰청은 후임 인선 절차에 착수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