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이사가 수익성 제고를 앞세워 일반주주들의 지지를 적극 호소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2년 연속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7년 만에 영업이익률 10%를 넘겼다.
 
SM엔터 올해 영업이익률 20%대 자신, 탁영준 일반주주 지지 호소

▲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탁영준 공동대표이사는 수익성 확대라는 당근으로 주주들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탁영준 대표가 SM엔터테인먼트 내외에서 날아드는 경영진에 대한 비판과 불리한 지분구조에 맞서 연임에 성공하려면 일반주주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21일 공시를 통해 올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7107억 원, 영업이익 1990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실적 전망치를 제시했다.  

지난해 별도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38.7%, 영업이익은 무려 99.0%나 증가하는 수준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5121억 원, 영업이익 1천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보다 각각 22.8%, 35.0% 늘어난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실적 목표치를 달성한다면 영업이익률이 28.0%에 이르러 처음으로 20%대를 넘게 된다.

SM엔터테인먼트는 한술 더 떠 2025년에는 별도기준 매출 1조2천억 원을 거두고 영업이익률도 3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SM엔터테인먼트의 별도 영업이익률은 10% 근처에서 머물렀고 2017년과 2018년에는 한 자릿수에 그치기도 해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탁영준 대표는 6일 공개한 ‘SM 3.0’ 시대를 맞아 멀티프로듀싱 체제를 도입하고 라이크기획과 연결을 완전히 끊어내면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SM엔터테인먼트는 앞으로 3년 동안 별도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영업이익 향상은 순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주주들에게는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탁 대표가 일반주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줌으로써 지지를 얻어내려 한다고 본다.

하이브-이수만 창업자 연합에 맞서 현 경영진-카카오 연합이 보유한 지분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 창업자가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면 양쪽의 격차는 더윽 벌어지게 된다.

게다가 탁 대표를 향해 회사 안팎에서 각종 비난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인 유영진 작곡가는 10일 "현 경영진의 SM3.0 시대 비전 발표에서 이수만의 프로듀싱이 제외된 것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사내 변호사인 조병규 SM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14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설명문에서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것은 하이브가 아닌 카카오“라며 "오히려 하이브는 우호적 M&A를 진행하는 것이며 주주의 뜻에 반해 지분을 늘리고자 하는 것은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와 손 잡은 현 경영진과 얼라인파트너스다"고 주장했다.

440여 개 음반제작사를 회원으로 둔 한국연예제작사협회도 15일과 21일 두 차례 발표한 입장문에서 "문어발식 확장을 노리는 거대 공룡기업과 현 경영진의 야합이 계속되고 경영권 찬탈행위가 계속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며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와 박준영 이사는 통렬한 반성과 더불어 이수만 프로듀서에게 무릎 꿇고 사죄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탁 대표 입장에서는 70%에 이르는 일반주주들의 지지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탁 대표는 2001년 SM엔터테인먼트에 입사 해 20년 이상 경력을 쌓았고 2020년 3월 이성수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에 선임됐다. 이 대표는 음악제작을 총괄하고 탁 대표는 가수 매니지먼트를 총괄하는 쪽으로 역할을 나눠 맡았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과 그로 인한 폭로전이 오고 가는 상황에서 이수만 창업자의 처조카인 이성수 대표는 3월 말 임기종료와 함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이수만 없는 SM 3.0 시대를 같이 계획했지만 탁 대표 홀로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탁 대표가 그동안의 성과로 일반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명분은 얻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콘서트를 열 수 없는 악재로 인해 실적이 크게 후퇴했지만 2021년 곧바로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

탁 대표는 레드벨벳 이후 6년 만인 2020년 걸그룹 에스파를 선보였다. 또한 외식사업을 담당하던 ‘SM F&B’와 복합문화공간 ‘코엑스아티움’ 등 적자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지난해 6월에는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사인 ‘스튜디오 광야’를 설립해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IP)으로 메타버스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8484억 원, 영업이익 935억 원을 거뒀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20.9%, 영업이익은 38.5% 증가한 것으로 2015년 이후 7년 만에 영업이익률 10%를 넘겼다.

이에 더해 매년 매출의 6%를 가져가던 이수만 창업자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 계약도 지난해 말 종료되며 올해 영업이익률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분 경쟁과는 별개로 SM의 2023년 경영계획을 고려하면 멀티레이블 체제에서 아티스트 활동이 강화되고 라이크기획 계약 종료 등의 경영효율화로 외형 성장 및 이익률 개선이 진행될 예정이다”며 “SM 3.0 전략에 따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공개된 SM3.0 경영계획 관련 유튜브 영상에서 “SM 3.0 구현을 위한 해외 및 투자전략도 23일 공유하겠다”며 “모든 임직원들은 ‘목표성과’라는 주주들과 약속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