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2-20 16: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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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연초 공격적으로 주식을 담으며 국내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순매수세가 최근 주춤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주식시장에 10조 원 가까이 자금을 밀어 넣었던 외국인투자자는 달러가 최근 다시 강세를 보이자 관망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추이와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월 들어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올해들어 이날까지 17일까지 9조5957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각각 4조5958억 원어치, 4조6573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가운데 홀로 순매수를 이어가며 국내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
다만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월 들어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외국인투자자는 1월 6조146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9년여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2월 이후 2조9363억 원을 순매수하며 순매수 규모를 절반 이하로 줄였다.
구체적으로 외국인투자자는 1월 첫째 주 이후로 주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 원 이상 이상을 순매수했으나 2월 둘째주(8410억 원어치), 2월 셋째 주(4045억 원어치)에는 투자 규모를 빠르게 줄였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하면서 외국인투자자에게 비우호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투자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원화 가치가 하락에 따라 국내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면 달러로 환전한 투자수익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94.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월 초 1220원 대에 머물렀으나 미국 물가지표 충격에 금리인상 중단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1300원을 눈앞에 뒀다.
그 동안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수혜 기대감으로 국내증시에 자금이 유입됐지만 기대보다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강한 모멘텀으로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아직 가시화되지 못하는 것이 한국과 중화권 증시에 외국인 자금 유입을 주춤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며 "1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 및 유동성 지표의 반등은 나타났지만, 소비, 투자와 관련된 지표는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는 데다 이동량의 정상화 속도 역시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리오프닝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엇갈린 의견을 내고 있다.
강달러가 진정되면서 외국인투자자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는 한편, 원화가 상대적 약세구간에 접어들어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중화권 증시의 외국인 자금유입은 재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이유로 미국 금리인상이 이어질 확률이 높지 않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가시화 될 것이란 점을 들었다.
박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5월을 마지막으로 종료될 것이란 전망은 유효하다"며 "최근 미국 경제가 침체를 회피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달러 약세 재개와 함께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도 한층 강화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도 "달러의 상승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환차익을 노린 단기 자금이 빠지며 순매수 강도는 약해질 수 있어도 외국인투자자들이 대대적으로 나갈 계기가 아직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원화 약세 장기화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2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주목하고 있다.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국내금리가 동결된다면 달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화가치가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