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가 가장 심각한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20명 정원에 추가합격자가 47명이나 발생했다.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 역시 SK하이닉스와 채용 연계를 맺고 있다.
정시모집도 상황은 비슷했다. 2023학년 정시모집에서 주요 4개 대학의 반도체학과 등록포기율은 모집 인원 대비 155.3%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자연계열 전체 등록포기율보다 5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종로학원은 “정부정책과 대기업 연계 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관련학과 인기는 의약학 계열, 서울대 이공계 등에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의대 선호 현상은 오래된 현실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을 포함한 서울 상위권 11개 대학에서 자연계열 학과를 다니다 학교를 중간에 그만두는 학생의 수는 2019년 2901명에서 2021년 4388명으로 51.2% 급증했다. 11개 주요대학의 2021년 전체 중도탈락자 7111명 가운데 61.7%가 자연계열 학생이었다.
범위를 이른바 스카이(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로만 한정하면 2021년 학교를 중간에 그만둔 학생은 1874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자연계 학과 학생은 1421명(75.8%)이었다.
이 학생들은 대부분 의약학 계열 진학을 위해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대학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이에 반도체업계는 이공계·자연계 학생들을 반도체 핵심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 더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SAIT(옛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1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원학술원 학술 심포지엄에 참석해 "국가에서는 반도체 정책을 만들고, 학교는 R&D(연구개발)를 통해서 훌륭한 인력이 양성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그 인력들이 회사에 들어와서 돈을 벌고 회사는 또 재투자하는 선순환의 사이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도 같은 행사에서 “한국이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수 인재 육성, 정부의 반도체 생태계 강화 노력 미래 기술 준비가 필수적”이라며 “인재 확보가 가장 시급한데 2031년 총 5만4천 명 수준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