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세계적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이름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휴미라에 이어 특허가 만료될 의약품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MSD의 항암제 '키트루다(성분이름 펨브롤리주맙)'다. 키트루다는 휴미라를 넘어 세계 매출 1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휴미라와 마찬가지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활발하다.
 
26조 바이오시밀러 시장 열린다, 셀트리온 '키트루다' 복제약 개발 총력

▲ 셀트리온이 개발하는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가 향후 회사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에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다양한 바이오시밀러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왔는데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새로운 도약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키트루다의 핵심 특허가 만료되는 2028년부터 셀트리온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트루다는 체내 면역계를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제다. 2014년 미국에서 처음 허가된 뒤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2022년 글로벌 매출이 무려 209억3700만 달러(약 26조 원)에 이른다. 

키트루다의 존재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빈티지는 키트루다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누적 매출 1790억 달러를 기록해 같은 기간 휴미라 매출 예상치 450억 달러를 훨씬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셀트리온은 이런 초대형 시장을 노려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중이다. 키트루다 특허 만료 직후인 2029~2030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업보고서나 실적발표 등에서는 아직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의 개발 여부나 프로젝트 이름 등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공식적으로 임상에 진입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키트루다 특허 만료까지 이제 5년여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셀트리온은 조만간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위한 임상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시밀러기업이 임상1상부터 임상3상까지 완료하고 허가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여러 해를 소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암제 '아바스틴(성분이름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를 보면 2012년 처음 연구가 시작된 뒤 2018년 글로벌 임상을 마치고 지난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셀트리온의 내부적인 개발 일정 이외에 MSD의 특허 방어전략도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MSD는 최근 키트루다 독점권을 지키기 위해 약물 투여 방법, 신규 제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규 특허를 출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MSD가 신규 특허를 통해 2040년까지 시장 독점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물론 셀트리온도 이런 움직임에 대응이 가능하다.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위해 따로 MSD와 합의를 보거나 아예 관련 특허를 무효화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나설 공산이 크다. 셀트리온은 이미 다양한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앞서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기업과 여러 차례 특허무효소송을 치른 바 있다. 최근에는 리제네론의 의약품 '아일리아(성분이름 애플리버셉트)' 관련 특허소송의 1심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의 성장세를 한 단계 더 키워줄 성장 동력으로 지목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역대 최초로 매출 2조 원대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의 미국 출시도 앞두고 있어 추가적인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 아일리아 외에도 '스텔라라(성분이름 우스테키누맙)', '악템라(성분이름 토실리주맙)', '졸레어(성분이름 오말리주맙)', '프롤리아(성분이름 데노수맙)' 등 특허 만료가 다가오는 여러 바이오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가 임상3상 단계에 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