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한은행장이 한용구 행장에서 정상혁 부행장으로 곧 바뀌지만 한 행장이 취임 뒤 내내 강조하던 ‘고객 중심’ 경영 기조는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 중심’은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은행장 시절부터 줄곧 강조하는 경영 철학이기도 하다.
 
[오늘Who] 신한은행장 정상혁 '진옥동 신임' 두터워, 비서실장 인연 각별

▲ 8일 신한금융지주는 정상혁 부행장(사진)을 신한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8일 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상혁 부행장을 신한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한용구 신한은행장이 6일 건강상의 사유로 사임 의사를 밝힌 지 불과 이틀 만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장 교체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사를 가능한 서둘러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가 이미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를 내는 과정에서 행장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봐 후보자 검증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점도 인사가 빠르게 나오는 데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지주에 따면 정 내정자는 일주일 안으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행장에 공식 취임한다. 

정 내정자는 무엇보다 진옥동 내정자와 손발이 잘 맞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부회장을 두지 않고 있어 은행장이 사실상 그룹의 ‘2인자’로 여겨지는 데다 은행은 핵심 계열사로 행장과 금융지주 회장이 굵직한 현안 결정에서 호흡을 맞출 일도 많다.

정 내정자는 진 내정자와 인연이 각별하다.

그는 진 내정자가 신한은행장에 부임한 첫 번째 해에 비서실장을 지냈고 그 뒤에는 은행의 경영전략과 재무계획 수립 및 실행을 총괄하는 경영기획그룹장 부행장에 올라 진 내정자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정 내정자는 2019년 신한은행 비서실장으로 1년 동안 근무한 뒤 2020년 경영기획그룹 상무로 승진했고 2021년 부행장에 올랐다.

진옥동 내정자가 은행장에 이어 신한금융그룹 최고경영자 자리에서도 ‘고객 중심’ 경영 철학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보이는 만큼 정 내정자도 여기에 뜻을 같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용구 신한은행장도 불과 한 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행장으로 있는 동안 여러 번 ‘고객 중심’ 철학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행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뒤 “고객 중심은 흔들림 없이 추구해야 할 가치”라며 고객 중심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취임 기자간담회에서는 “전임자인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의 고객 중심 경영철학을 어떻게 계승, 발전시킬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고 말했다.

진 내정자는 은행장 시절부터 고객 중심을 핵심 경영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스스로도 이 부분에 강점이 있다고 여긴다.

그는 지난해 12월 회장 면접에 들어가기 전 “은행장으로서 4년 동안 추진해왔던 고객 중심에 대한 부분을 이사들에게 말씀드릴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정 내정자는 경영 현안과 내부 사정에 정통해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현재 금융환경에서 위기대응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아 신한은행장에 내정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정 내정자가 2년 동안 은행의 경영전략 및 재무계획 수립, 실행을 총괄하는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있는 동안 ‘2030 은행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미래 핵심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혁신을 주도하며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등 리더십을 보여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정 부행장은 현재 자금시장그룹장으로 자금 조달과 운용, 자본정책 실행 등을 총괄하고 있다. 앞서 2년 동안은 은행의 경영전략과 재무계획 수립, 실행을 총괄하는 경영기획그룹장으로 근무했다.

1964년생으로 올해로 만 59세다. 덕원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신한은행에 1990년 입행한 뒤 둔촌동지점장, 고객만족센터부장, 소비자보호센터장, 삼성동지점장, 역삼역금융센터장, 성수동기업금융센터 커뮤니티장 등을 지냈다. 이후 비서실장과 경영기획그룹 상무를 거쳐 2021년 부행장에 올랐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