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정치권에서 정계개편론이 나오면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을 주목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1월11일 '2023 국민통합 컨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정계개편론과 함께 소환됐다.
김 위원장은 정계개편 역할론을 부인하면서 빠르게 논란을 차단했으나 정계개편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정치권의 대표적 '창당전문가'이자 여야 양쪽에 접점을 두고 있는 중진 정치인이다. 정부여당의 역학관계나 더불어민주당 내부지형, 선거제 개편 등 2024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많은 만큼 앞으로도 여론의 입길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8일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후원회장을 맡았던 신평 변호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한국 정계는 여야를 불문하고 상당히 취약해 언제 어디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울릴지는 모르는 것 아닌가”라며 정계개편 가능성을 거듭 주장했다.
정계개편론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나온
안철수 의원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거론됐다. 신 변호사는 안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는 등 정계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안 의원이 아니라
김기현 의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에 당선되더라도 정계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7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의힘 현역의원들 가운데 30여 명은 공천을 못 받을 것”이라며 “이 사람들이 공천을 못 받으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과 연합해 신당을 창당하고 그 당이 제1보수당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계(비이재명)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선거제가 중대선거구제로 개편되면 각 정당의 인사들이 정치성향에 따라 다양한 이합집산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이처럼 정계개편이 화제가 되자 정치권 일각에서 윤 대통령의 주변 인물들 가운데 여야를 넘나들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키맨’으로 떠올랐다.
김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신당에 많은 인사들을 영입하는 등 정계개편을 주도할 인물로 지목된 것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2021년 11월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윤석열 대선캠프에 합류한 뒤 최재천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비문계(비문재인) 인사들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정치권 안팎에서 이러한 시선이 나오자 김 위원장은 7일 입장문을 내고 “(
윤석열) 대통령이 탈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통합위원장의 직에만 충실할 뿐 정계개편과 관련한 어떤 만남도 가진 적이 없고 구상도 갖고 있지 않다”고 정계개편 주도설을 일축했다.
김 위원장의 부인에도 그가 정계개편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것은 윤 대통령에게 신뢰를 받는다는 점과 ‘창당전문가’라는 그의 이력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국민통합위원회를 맡기 전 국무총리나 장관 입각설이 나올 정도로 윤 대통령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가 많다.
또 김 위원장은 윤핵관(
윤석열 핵심관계자)이나 친윤계(친
윤석열) 의원들처럼 수면위로 드러나진 않지만 윤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읽는 것은 물론 윤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는 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약 3시간 동안 비공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태원참사가 발생한 뒤 국민을 위로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긴 시간 동안 참사 관련 얘기 외에 다른 대화도 오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은 2021년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직속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정치적 조언을 했다. 대선후보 직속기구 명칭에 ‘새시대’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을 두고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신당창당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신년 인터뷰에서 띄웠던 ‘중대선거구제’도 김 위원장의 조언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러한 주장을 ‘가짜뉴스’라며 부인했다.
김 위원장이 정치세력의 합종연횡을 많이 도모했던 이른바 '정계개편 전문가'라는 점도 그의 역할론이 나오는 이유로 여겨진다.
김 위원장은 2014년
안철수 의원 세력과 민주당이 통합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때 주도적 역할을 했다. 또 2016년 총선 때는 김종인 민주당 대표가 새누리당에 맞서 '야권통합론'을 제시하자 이에 적극 호응했다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갈등을 빚어 선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언론 인터뷰에서 정계개편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위원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제가 계획하고 있는 정계개편은 없으며 당장 인위적 정계개편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면서도 “(정계개편)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여러 가지 변화의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 위원장은 국민통합위원회를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22년 10월 국민통합위 안에 팬덤정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팬덤특위'를 만들었다. 또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에는 전남지역협의회와 부산지역협의회를 출범시켰다.
1월11일에는 첫 국민통합콘퍼런스를 열고 국민통합 4대 정책 및 8개 과제 등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콘퍼런스에서 "국민통합위원회는 극단적 팬덤 정치 극복 등 국민통합의 구심점으로서 위상을 갖췄다"며 "통합의 기반을 구축하고 새로운 시대로 도약을 뒷받침할 국민통합을 향해서 전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953년 혁신성향 정치인 김철의 아들로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1991년 제14대 총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계에 입문했으며 15,16,17,19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4선 의원을 지냈다. 2007년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했다가 대통합민주신당에 다시 합류했다.
2014년
안철수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을 출범한 뒤 공동대표를 맡았으며 친문, 친노계와의 갈등 끝에 2016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폐암투병을 하며 정치권을 떠났다가 2021년
윤석열 대선캠프에 합류하며 정치권에 복귀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