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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한국공장 설립 가능성 남았다, 인도네시아 투자 계획에 변수 많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2-07 11: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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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한국공장 설립 가능성 남았다, 인도네시아 투자 계획에 변수 많아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테슬라 전기차 생산공장 투자 유치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로이터>
[비즈니스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가 미국 테슬라의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공장 유치에 강한 자신을 보이고 있다. 니켈 등 천연자원 매장량과 정부 지원정책 등으로 장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슬라가 이런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고 다수의 신규 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에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테슬라의 전기차 및 배터리공장 설립 후보지로 더욱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다양한 정책적 변화를 통해 전기차 및 관련산업 육성에 힘을 실으면서 특히 테슬라를 겨냥해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인도네시아에 투자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미 니켈 공급과 관련해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 년 전부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현지 공장 투자에 관련해 꾸준히 논의를 이어왔다. 지난해는 미국 텍사스 스페이스X 본사를 직접 방문해 회담을 진행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미 테슬라의 시설 투자에 세금 감면 혜택과 원활한 니켈 공급 방안도 제시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데 인도네시아가 최대 생산 국가로 자리잡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2020년 니켈 광물을 해외로 수출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조치를 내놓으며 해외 기업들이 현지에 직접 배터리 및 전기차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유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도 이미 인도네시아 정부 정책에 따라 현지에 공장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도 테슬라의 인도네시아 공장 투자와 관련해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시설 투자를 확대하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막대한 정부 지원과 천연자원을 앞세워 테슬라 공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한국이 투자 대상으로 선정되는 일은 그만큼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 한국공장 설립 가능성 남았다, 인도네시아 투자 계획에 변수 많아
▲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2022년 11월23일 화상회의를 통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한국 투자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머스크와 화상면담을 통해 한국에 전기차공장 설립을 제안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머스크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국 정부는 이날 회담이 진행된 이후 전담팀을 구성해 테슬라에 투자 제안서를 보내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조코위 대통령이 말한 대로 테슬라의 인도네시아 투자 결정이 임박했다면 한국의 공장 유치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머스크의 강력한 투자 확대 의지와 인도네시아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한다면 테슬라가 한국에 공장을 설립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생산에 최적의 후보지로 꼽히지만 전기차 생산에는 약점을 안고 있다. 테슬라 차량이 현지에서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그동안 미국과 중국, 독일 등에 전기차공장을 투자할 때 수출을 염두에 두기보다 공장이 위치한 국가에서 충분한 판매량을 올릴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고려해 왔다.

실제로 테슬라가 1월 독일에서 판매한 전기차 물량은 약 7만 대로 현지 공장 가동을 시작하기 이전인 2022년 1월과 비교해 912%에 이르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지역은 인구 수와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거대한 시장으로 꼽히지만 아직 평균 소득수준 등을 고려할 때 고가의 테슬라 전기차 수요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테슬라가 인도네시아에는 현지의 니켈을 활용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공장만 설립하고 전기차 생산공장은 다른 국가에 설립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조코위 대통령도 로이터를 통해 “테슬라가 일단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만 생산한다고 해도 괜찮다”고 말하면서 이런 가능성을 두고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결국 테슬라 전기차 생산공장이 한국에 들어설 가능성은 충분히 유효하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한국은 고가 전기차의 수요가 큰 주요 시장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전 세계에 다수의 전기차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한국에 투자 유치 기회가 돌아올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현재 테슬라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량 2천만 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는데 이를 현실화하려면 7~8곳의 대규모 '기가팩토리' 공장을 추가로 설립해야만 한다.

로이터는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도 테슬라의 현지 공장 투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들을 앞으로 공장 건설이 진행될 수 있는 후보지로 언급했다.

테슬라가 환경 문제를 고려해 인도네시아 투자 계획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니켈 광물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데다 폐기물을 바다에 방류할 수 있다는 세계 환경단체의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관계자는 로이터를 통해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이 인도네시아의 니켈 수급과 관련한 환경 문제를 무시하기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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