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종근당이 차세대 치료제로 꼽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는 합성 신약 이외에 바이오 신약 쪽에서도 후보물질을 확충해 성장 동력을 키운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종근당 바이오 신약 늘린다, 김영주 항체약물접합체로 포트폴리오 확대

▲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가 항체약물접합체 개발로 바이오 분야의 신규 후보물질을 확보한다. 김 대표가 1월5일 종근당 천안 공장에서 열린 아세트아미노펜제제 생산업체 간담회에 참석해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종근당은 네덜란드 바이오기업 시나픽스로부터 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1억32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종근당은 시나픽스의 플랫폼기술 3종을 활용해 항체약물접합체 기반 항암 신약을 개발하기로 했다. 종근당에 따르면 시나픽스는 항체약물접합체를 기존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는 항체 치료제와 세포독성 약물의 장점만을 합친 기술이다. 특정 표적에만 결합하는 항체에 세포독성 약물을 결합해 주입하면 목표인 암세포에서 정확하게 약물 효능이 발휘된다.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이는 동시에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항체약물접합체 기술 도입은 종근당 바이오 신약의 개발 범위가 한층 더 확대된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현재 종근당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자체 신약은 합성 신약이 5종에 이르지만 바이오 신약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KD-702' 1종에 그친다. 최근 바이오의약품이 세계 제약바이오업계의 대세가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각적인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 대표는 바이오 신약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동시에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과 경쟁에서 미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항체약물접합체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수많은 국내외 기업이 항체약물접합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개발에 성공한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항체약물접합체 신약은 모두 14종에 불과하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항체약물접합체 개발과 관련해 대부분 출발선에 서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약물이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정확히 표적 암세포에서만 효과를 발휘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해 7월 보고서를 통해 "2021년 9월 기준으로 80개 이상의 항체약물접합체 기반 치료제가 다양한 종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단독 혹은 병용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며 "그러나 국내기업에서 개발해 허가된 항체약물접합체는 아직 없는 상황이고 대부분 초기 선도물질 탐색 및 임상1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외부 기술을 도입할뿐 아니라 종근당 자체 개발 역량을 배양하는 데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종근당은 생물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항체약물접합체 표적 발굴 모델을 정립하고 여러 추가 표적을 선정해 항암제 후보물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종근당은 소세포폐암 신약 '캄토벨'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KD-702' 등 다양한 항암제 개발을 통해 전문성과 노하우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번 시나픽스와의 계약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종근당이 실제로 항체약물접합체 후보물질을 발굴해 임상 등으로 경쟁력을 보여주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이 시나픽스와 체결한 항체약물접합체 계약은 현재 개발 중인 CKD-702와 별개의 후보물질로 진행된다"며 "당분간 전임상 진행이 예정돼 가치 산정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