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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제이슨 본' 스틸 이미지. |
하반기 여름 극장가에도 외화 시리즈물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맷 데이먼 주연의 ‘본 시리즈’를 시작으로 ‘나우 유 씨미2’ '스타트렉 비욘드' 시리즈 등이 줄줄이 개봉한다.
시리즈물은 전작을 통해 형성한 팬덤을 바탕으로 익숙한 느낌을 주면서도 새로운 요소를 담지 않으면 성공하기 쉽지 않다.
본 시리즈의 주인공 맷 데이먼은 8일 홍보차 내한해 “다시 본 캐릭터를 연기하게 돼 좋았다. 본은 제 인생과 경력에 큰 영향을 미친 캐릭터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2002년 ‘본 아이덴티티’에서 제이슨 본으로 분했다. 첩보액션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 속에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다.
7월28일 개봉하는 영화 ‘제이슨 본’은 ‘본 슈프리머시(2004)’ ‘본 얼티메이텀(2007)’ ‘본 레거시(2012)’에 이어 시리즈의 5번째이자 맷 데이먼에게 4번째 출연이다. 최근작인 본 레거시는 맷 데이먼 대신 제레미 레너가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영화평론가 이현경씨는 “제이슨 본은 애초 삼부작으로 기획돼 맷 데이먼과 폴 그랜그래스 감독이 재회한 것”이라며 “그동안 CG 등 기술적 발전이 있었던 만큼 영상과 캐릭터의 변천을 보는 재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맷 데이먼은 “이번 영화에서도 (과거 본 시리즈처럼) 멋진 액션 장면을 기대해도 좋다”며 “미국 라스베이거스 대로변에서 찍은 추격 장면은 자동차가 170여대나 부서지는 가장 스펙터클한 장면”이라고 소개했다.
본 시리즈는 그동안 세계 여러 도시를 배경으로 이국적이면서도 압도적 스케일을 보여줬다. 골목을 누비는 차량신과 제이슨 본의 액션도 기존 영화들과 다른 새로운 액션블록버스터의 장을 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본 시리즈가 남달랐던 것은 정체성을 상실한 현대인의 불안과 우울을 캐릭터에 극대화한 점이다. 첩보 액션 시리즈의 고전인 007류나 ‘엑스맨’이나 ‘캡틴 아메리카’ 같은 슈퍼히어로물에서 볼 수 없었던 히어로를 탄생시킨 것이다.
여기에는 지적이고 다소 음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배우 맷 데이먼의 매력도 한몫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잘 생긴 근육질 영웅에 익숙해 있던 관객들에게 제이슨 본의 등장은 신선함 그 자체로 받아들여졌다.
맷 데이먼은 이번에 9년 만에 시리즈에 복귀했다. 그는 “연기하는 입장에서 45살과 29살의 본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해 세월을 실감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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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슨 본'의 주연을 맡은 영화배우 맷 데이먼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이슨 본 영화 내한 행사에서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
제이슨 본 개봉에 앞서 ‘나우 유 씨 미2’가 12일 개봉한다. 2013년 개봉해 마술을 이용해 사기범죄를 저지르는 기막힌 설정이 흥미로웠던 영화의 속편이다.
또 ‘스타트랙’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인 ‘스타트렉 비욘드’가 8월24일 개봉한다.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속편인 ‘도리를 찾아서’ ‘인디펜던스데이:리써전스’도 전작의 후광 속에 개봉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헐리우드 시리즈물 제작은 열거하기도 힘을 만큼 봇물을 이룬다. 최근에는 스핀오프, 프리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익숙함 속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끊임없이 꾀하고 있다.
시리즈물은 일단 1편이 성공을 거두면 열광적인 마니아층을 거느리게 되고 이런 팬덤은 후속편들이 흥행력을 발휘하는 데 든든한 버팀목으로 작용한다.
상반기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같은 마블판 슈퍼히어로물은 제작자와 관객들 사이에 모종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사태도 만들어낸다. 홍보나 마케팅도 전작의 힘을 빌 수 있으니 비교적 손쉽다.
시리즈물 제작이 이어지려면 같은 배우가 출연하는 것이 유리하겠지만 몸값이 치솟아 어려움을 겪는 일도 생겨난다. 아이언맨의 대성공으로 토니 스타크를 맡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해마다 몸값이 뛰어 2015년 출연료가 8천만 달러를 넘었다.
이 때문에 아이언맨 새 시리즈는 그를 하차시키고 흑인 여성 캐릭터를 내세워 제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영화에서 시리즈물의 성공은커녕 속편조차 성공하는 예가 드물다. 5월에 개봉한 ‘엽기적인 그녀2’만 해도 7만7천여 명가량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전작이 500만 명 가까운 관객동원에 성공한 데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다.
이현경 평론가는 “한국에서 시리즈물이 나오지 않는 것은 자본과 기술면에서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라며 “헐리우드에서 워낙 양질의 생산물을 쏟아내고 있으니 따라잡기 쉽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