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방, 트러스테이 등 한국 프롭테크기업들이 스마트홈 기술을 앞세워 스마트시티 건설 투자를 본격화하는 중동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프롭테크기업들이 스마트홈 기술을 앞세워 스마트시티 건설 투자를 본격화하는 중동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직방은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오피스, 홈사물인터넷 기술을 들고 한국 정부와 스마트시티사업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엿보고 있다. 야놀자와 KT에스테이트의 합작법인 트러스테이도 최근 아랍에미리트시장에 스마트 주거솔루션 기술을 선보였다.
29일 프롭테크업계에 따르면 사물인터넷(IoT), 메타버스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세계 각국의 주거, 도시계획분야에서 디지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온라인 플랫폼으로 부동산 중개시장 디지털전환에 앞장섰던 프롭테크기업들 가운데서도 다음 먹거리로 글로벌 스마트홈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한국 프롭테크 1세대 직방은 스마트홈사업에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다.
직방은 지난해 삼성SDS의 홈사물인터넷(IoT)부문을 인수해 하드웨어와 해외사업 기반을 확보하면서 스마트홈사업을 본격화할 포석을 다졌다.
직방은 이미 삼성SDS 홈사물인터넷사업을 통해 홍콩, 싱가포르, 호주시장에 손을 뻗었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스마트홈시장을 살펴보고 있다.
현재 중동에서는 사우디의 ‘네옴시티’, 아랍에미리트의 ‘마스다르시티’ 등 국가가 주도하는 대형 친환경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속도가 나고 있다.
여기에 한국 정부가 최근 중동국가들과 경제외교에 활발히 나서면서 중소, 벤처기업들에도 시장 진출의 물꼬를 터주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앞서 24일 중동3개국 수주지원 출장에서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가 주최한 도시투자포험 개막식에 참석해 ‘스마트시티 정책 및 한국-사우디 협력현황’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다.
국토부는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와 ‘스마트시티 협력실행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스마트시티는 보통 친환경에너지, 교통, 보안 등 분야뿐 아니라 주택건설 등 주거분야에서도 IT기술을 접목한 디지털전환을 중심으로 미래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서 직방처럼 스마트홈사업을 앞세운 프롭테크기업들의 일거리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대목이다.
직방은 이미 2022년 11월 사우디 주택부 장관 방한에 맞춰 열린 ‘제1회 한국-사우디 주택협력포럼’에 참여해 눈도장을 찍었다.
직방은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네이버, KT 등과 나란히 세션 발표에 나서 월패드, 도어락 등 하드웨어와 주거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스마트홈 솔루션을 시연했다.
안성우 직방 대표이사는 이 자리에서 “스마트홈을 중심으로 한 주거의 디지털화가 미래 주거혁신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세계적 기술력을 인정받은 도어록과 월패트에 직방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더해 스마트홈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직방은 스마트홈 발표에 앞서 자체개발한 메타버스 오피스 ‘소마’ 솔루션도 선보였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덤센터를 3차원 가상세계에 실제와 똑같이 구현하고 그 안에서 직원들이 원격근무, 미팅 등을 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주거분야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시티에 도입할 수 있는 미래 업무환경 솔루션까지 내보이며 의욕을 보였다.
직방은 지난해 말 기업 로고를 바꿨고 최근에는 “집을 새로운 버전으로 업데이트 하시겠습니까?”라는 문구의 TV광고에도 나서면서 스마트홈 신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사우디 주택포럼 참석을 계기로 중동 스마트홈시장에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하고 관심을 두고 있다”며 “구체적 사업협의 등이 오간 단계는 아니지만 스마트홈과 가상오피스 등 직방의 신사업분야가 스마트시티 주택건설에 적용될 수 있는 등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프롭테크기업 트러스테이도 모회사인 야놀자, KT를 등에 업고 중동시장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트러스테이는 야놀자클라우드와 KT에스테이트의 합작법인으로 2021년 3월 출범했다.
트러스테이는 부동산 자산관리, 임대주택 관리 서비스 사업 외 ‘홈노크타운’ 플랫폼을 통해 도어락부터 실내 조명, 세탁기, 에어컨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주거 플랫폼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트러스테이는 17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한국-아랍에미리트 비즈니스포럼 상담회에 야놀자클라우드와 함께 참여해 홈노크타운 등 스마트 주거 솔루션 기술을 현지 시장에 선보였다.
야놀자클라우드는 이 포럼에서 중동지역 여행기업 알 라이즈 트래블, 여가 플랫폼기업 위고그룹 등과 글로벌사업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또 야놀자는 최근 중동 수주외교에 나선 국토부의 원팀코리아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에스테이트의 모기업 KT도 통합도시운영솔루션 등을 들고 사우디 스마트시티시장을 노리고 있어 관계사인 트러스테이가 중동 진출에서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
부동산 중개사업은 해외로 나가기에 장벽이 높은 데다 국내 시장에서도 크게 수익을 내주지는 못했지만 스마트홈시장은 전망이 밝다.
한국의 가전전자제품기업과 통신기업부터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기업들까지도 새로운 먹거리사업으로 스마트홈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홈시장은 2022년 1175억 달러(약 144조 원) 에서 2027년 2229억 달러(약 274조 원)규모로 2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