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가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추진한다.

티웨이항공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을 오가는 중단거리 노선을 바탕으로 성장했으나 해당 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LCC) 사이 경쟁이 치열해지자 수익성이 높은 중장거리 노선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치열한 'LCC 경쟁' 티웨이항공은 멀리 본다, 정홍근 장거리 노선 확대 계속

▲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가 수익성이 높은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인천~싱가포르 노선, 인천~울란바토르에 취항한 데 이어 첫 번째 장거리 노선인 인천~시드니 노선이 탑승률 92%를 기록하면서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정 대표는 향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후 재분배되는 노선의 취항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26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이미 운수권을 획득한 인천~키르키스스탄 노선에 신규 취항 준비를 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크로아티아와 중앙아시아 지역에 신규 취항이 가능한 상황이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멎고 해당 지역 항공 수요가 늘어나면 취항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2020년 2월 인천~키르키스스탄 노선의 운수권을 획득한 뒤 이듬해 3월 페이버스그룹과 중앙아시아 지역 항공 수요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페이버스그룹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쳐온 기업이다.

티웨이항공은 인천~비슈케크(키르키스스탄 수도) 직항 노선에 취항하는 첫 번째 국적 항공사인 만큼 페이버스그룹과 협업을 통해 현지화 강화 및 양국 교류 활성화 등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을 세워뒀다.

정 대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른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 및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 배분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반독점 규제 당국이 다음달 17일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데 결과에 따라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런던, 바르셀로나를 오가는 노선의 일부 슬롯이 재분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티웨이항공이 서유럽 지역에 취항하려면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기체의 추가 도입이 필요하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보유한 기종으로는 동유럽까지 운항 거리가 제한돼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기종을 추가로 도입한다는 방침을 정해뒀다.

정 대표는 수익성이 높아 '알짜 노선'으로 불리는 중장거리 노선을 계속해서 공략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A330-300 항공기 3대의 도입을 마무리 짓고 5월 인천~싱가폴 노선, 7월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12월 인천~시드니 노선에 각각 투입했다. 지난해 9월 기준 해당 노선의 월 평균 탑승률은 싱가폴 노선 55.6%, 울란바토르 노선 79.8%로 집계됐다. 

첫 번째 장거리 노선인 인천~시드니 노선도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주 4회 운항을 시작한 인천~시드니 노선은 평균 탑승인원 319명으로 탑승률 92%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티웨이항공은 이번달까지 도입하는 B737-8 기종 2대를 먼저 국내선에 투입한 뒤 향후 국제선 운항에 투입하기로 했다. B737-8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중앙아시아 지역까지 운항할 수 있어 중장거리 노선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티웨이항공이 중장거리 노선 공략에 힘을 쓰는 이유는 단거리 노선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중장거리 노선 재분배가 예정돼 신규 노선 취항 기회도 생겼다.

국내에서는 현재 9곳의 저비용항공사가 경쟁하고 있다. 이들은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중단거리 노선에서 출혈 경쟁을 펼치고 있어 해당 노선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 대표는 2019년부터 중장거리 노선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항공기 도입을 추진해왔다. 특히 각 분야별로 전문성을 지닌 인력 20~30명을 모아 중대형 항공기 도입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까지 운영했다.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티웨이항공의 실적이 후퇴하자 항공기 도입을 두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으나 정 대표는 2021년 3월 JKL파트너스로부터 8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항공기 추가 도입의 의지를 꺾지 않았다.

정 대표는 지난해 3월 티웨이항공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A330 항공기 도입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7년까지 대형기 20대, 중소형기 30대 등 모두 50대 규모의 기단을 확보하고 연매출 3조 원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티웨이항공은 30대의 기체를 보유하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