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언급 '그린 ODA'란? 개도국 돕고 온실가스도 줄이고 일거양득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포럼 특별연설에서 ‘행동하는 연대를 위하여’ 라는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녹색 공적개발원조, 그린ODA(Green ODA)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 연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 특별연설에서 '그린ODA'를 언급하면서 이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기후위기 극복은 전 세계 공통의 언어”라며 “대한민국은 그린ODA를 통해 개도국의 기후 변화 적응과 온실가스 감축을 돕겠다”고 말했다. 

그린ODA 즉 녹색 공적개발원조란 환경을 고려한 개발협력, 개도국의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감축(Mitigation)과 적응(Adaptation)을 지원하는 개발협력을 의미한다.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한 부문이다. 

공적개발원조는 개발도상국의 복지 증진과 경제발전을 위해 선진국이 자금과 기술 등을 제공하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196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가 정의한 개념이다. 통상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황폐해진 유럽의 전후복구 사업인 미국의 마셜플랜을 시초로 본다.

1970년대에만 해도 공적개발원조는 각 국가 내 빈곤 해결에 집중했다. 21세기에 들어선 기후변화 등 전 지구적 대응이 필요한 이슈까지 다루게 됐다. 이중 환경 관련된 활동은 녹색 공적개발원조로 분류한다.

특히 녹색 공적개발원조에는 생물 다양성 보존, 기후 변화 완화, 사막화 예방 등 기후복원력 강화를 반영한 개발도상국 지원 사업들이 포함된다. 

기후변화가 개발원조 사업에 포함된 건 2000년대 들어서부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는 2006년 기후변화 적응과 개발협력 통합 선언을 채택하고 2009년 정책지침 공개에 이어 2021년 3월 ‘국제개발협력 활동의 기후복원력 강화’를 뼈대로 하는 개발협력 지침을 공개했다. 

2021년에 공개된 지침은 개발협력의 모든 활동에서 기후복원력 강화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온실가스 저감 측면에서 녹색 공적개발원조는 효과가 검증된 솔루션 중 하나다. 

배정환 전남대 교수는 2020년 케임브리지대 '환경 및 개발경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국가별 제도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부패도와 경제적 자유도를 고려하면 더 청렴하고 경제적 자유도가 높은 국가에서 녹색 공적개발원조가 증가할 경우 이산화탄소 저감에 기여한다"고 분석했다.

녹색 공적개발원조는 온실가스 감축실적에도 포함된다. 전의찬 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책임교수는 2022년 한 언론사 기고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는 ODA 사업의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에 의한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축인증서(CER)에 해당하는 금액만 ODA 실적에서 제외된다.  
    
한국에서는 2009년 이후 국가녹색성장전략과 연동해 녹색 공적개발원조를 처음 도입했다. 이후 2020년 12월에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발표하고 녹색 공적개발원조 확대를 명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2022년 7월 내놓은 '개발협력 현황' 자료를 보면 2020년 한국의 공적개발원조에서 녹색 공적개발원조는 12.7%를 차지했다. 금액으로는 2억8180만 달러였다.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 평균인 38.8%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었다. 

환경부는 기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더해 한국환경공단과 한국수자원공사를 국제환경협력센터로 지정하는 등 녹색 공적재발원조의 비중을 2025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수준인 28.1%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윤석열 언급 '그린 ODA'란? 개도국 돕고 온실가스도 줄이고 일거양득

▲ 수자원공사는 녹색원조 사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변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고자 한다. 향후 수상태양광과 수열에너지 발전 사업으로 협력을 확대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구상도 갖고 있다. 사진은 수자원공사가 참여한 카리안-세르퐁 광역 상수도 시설. <인도네시아 공공주택사업부>

실제로 한국의 공공 부문은 다양한 녹색 공적개발원조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이 몽골 울란바토르시의 나랑진 쓰레기 매립지에서 진행하는 대기질 개선 사업이 한 예다.

몽골 울란바토르시 대기질 개선사업은 54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쓰래기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포집, 소각하는 사업이다.

환경공단은 몽골 울란바토르시 대기질 개선 사업으로 1년 동안 온실가스를 5만4550톤CO₂eq(이산화탄소 환산톤)씩 10년 동안 54만5500톤CO₂eq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수자원공사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인근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까리안댐 광역상수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까리안 댐 건설사업은 전체 사업비 규모가 1억6500만 달러, 약 2035억 원으로 자카르타와 인근 지역에 하루 40만㎥ 수돗물을 약 160만 명의 시민에게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까리안 댐 건설사업은 본래 사업 자체는 물론 광역상수도 설비 설치 등으로 협력사업 범위를 넓혀가면서 모범적인 녹색 공적개발원조 사례로 꼽힌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수상태양광, 수열에너지 분야 등으로 녹색원조를 확대하려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