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 산업에서 대만 기업들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2년 대만의 반도체 수출은 2021년보다 18.4% 증가해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 블룸버그는 대만의 2022년 반도체 수출이 2021년보다 18.4% 증가했다고 15일 보도했다. |
블룸버그는 “대만의 반도체 수출은 7년 연속 증가했다”며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대만의 주도권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 등은 자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반도체 산업에 모두 520억 달러(약 68조 원)를 지원하는 반도체지원법을 통과시켰고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는 25%의 세액공제를 제공해 미국 주도의 반도체 신공급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은 각각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와 애리조나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중국도 1430억 달러(185조 원) 규모의 반도체지원안을 검토하는 등 미국에 대항해 SMIC 등 중국 반도체기업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반도체산업에서 대만의 영향력은 줄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손범기 바클레이스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대만이 단기적으로 반도체산업에서 대체될 수 없다고 믿는다”며 “미국과 같은 다른 나라들의 반도체 생산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반도체산업에서 대만의 중요성을 축소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TSMC와 같은 대형 기업의 생산량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또 반도체 제조 공장이 어디에 건설되느냐가 향후 반도체사업의 공급망 다각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TSMC는 일본에 추가적으로 반도체 공장을 짓고 싱가포르에도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텔은 베트남 반도체 조립, 테스트 공장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손 연구원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갈등이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성을 지속적으로 부각시키고 있어 반도체산업의 중장기적 전망은 유동적”이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