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3-01-16 11: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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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뉴타운에서 정비구역 면적(13만2287㎡)이 가장 큰 사업장이다. 현대건설은 노량진4구역에 이미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하고 있는데 노량진1구역에서도 디에이치를 앞세워 GS건설과 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노량진1구역 수주에 디에이치를 내밀 것으로 보인다.
1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노량진 1구역 재개발 조합은 올해 상반기 시공사 선정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은 지하 4층~지상 33층, 28개 동의 공동주택 2992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으로 8곳의 노량진 뉴타운 지역 가운데 가장 큰 곳이다.
노량진1구역이 위치한 사업지는 지하철 1·9호선 환승역인 노량진역과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이 인접해 있고 일부 단지에서는 한강 조망도 가능해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량진1구역을 수주하는 건설사는 모두 9천 세대 아파트 단지로 조성될 노량진뉴타운의 간판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공사비만 1조 원이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량진1구역의 건축 각 층의 바닥면적을 합친 연면적은 47만1973㎡으로 3.3㎡당 공사비가 700만 원을 넘으면 총 공사비는 1조 원을 웃돈다.
최근 건설자재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공사비가 오르고 있고 하이엔드 브랜드까지 적용한다면 3.3㎡당 공사비는 700만 원이 넘을 가능성이 크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내세워 수주한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의 3.3㎡당 공사비가 770만 원 수준이었다.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뉴타운 8개 구역 가운데 마지막으로 시공사 선정을 앞뒀다. 현재 2·4·6·8 구역은 관리처분인가를 받았고 3·5·7구역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시공사를 살펴보면 2구역(424세대) SK에코플랜트, 3구역(1012세대) 포스코건설, 4구역(844세대) 현대건설, 5구역(727세대) 대우건설), 6구역(1499세대) GS건설·SK에코플랜트, 7구역(614세대) SK에코플랜트, 8구역(1007세대) DL이앤씨 등이다.
사업시행인가는 사업시행 계획으로 정한 내용을 실현하도록 하는 절차로 구체적 계획이 확정되는 단계다. 관리처분인가는 시행사(조합)이 정비사업을 수행함에 있어 관공서에서 인가를 받는 절차로 정비사업의 진척이 안정화되는 마무리 단계로 평가된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노량진뉴타운 재개발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서울 서남부의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바라본다. 이에 윤영준 사장은 노량진 1구역을 반드시 따낼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GS건설과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2020년 9월19일 노량진4구역 재개발사업(공사비 1988억 원)을 따냈다. 노량진4구역은 2022년 12월22일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주민들의 이주 작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노량진4구역 조합은 현대건설과 협의를 통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윤 사장은 이를 계기로 올해부터 본격화할 한강변 정비사업 수주전에 디에이치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이 노량진1구역에서 GS건설을 이겨낸다면 2020년 1월 한남하이츠(현 한남자이더리버)를 내준 패배를 설욕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를 내세워 수주전에 나섰지만 GS건설에게 이 사업지를 내줬다.
한편 GS건설도 노량진1구역 수주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여 현대건설과 GS건설의 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2021~2022년 도시정비 신규수주 1·2위를 나란히 차지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GS건설은 SK에코플랜트와 2015년 1월 노량진6구역(공사비 2687억 원)을 수주한 뒤 오랫동안 노량진3구역 수주에 공들여 왔다. 하지만 2021년 12월 노량진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발을 빼 노량진1구역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당시 GS건설은 서울 용산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재건축사업과 노원 백사마을 재개발사업 등 굵직한 수주전이 몰렸던 만큼 노량진에서는 1구역을 기약하고 전술상 후퇴를 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노량진3구역(공사비 2954억 원)은 포스코건설에서 2022년 4월 수주했다.
윤영준 사장은 지난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9조3575억 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뛰어 넘었다.
현대건설이 도시정비시장에서 4년 연속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만큼 올해도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지난해 12월22일 도시정비사업을 위한 ‘부동산 데이터 수집 플랫폼’을 구축해 도시정비사업 구역에서 사업성 분석을 고도화해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올해 도시정비사업실을 기존 2실에서 3실로 늘렸다. 1실은 서울 및 수도권, 2실은 비수도권 신규수주를 맡고 새로 신설된 3실은 사업 수행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사업추진을 전담한다.
한강변 위주로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윤 사장이 디에이치를 앞세워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지난 5일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확정 공고해 35층 높이제한을 9년 만에 폐지하면서 여의도 한양아파트, 압구정 1·2·3, 개포동 6·7·8 단지 등이 재건축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울산 중구 B-04 재개발사업도 현대건설이 삼성물산과 컨소시엄을 이뤄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이 사업은 울산 중구 교동 일대 구도심을 개발해 4080세대를 짓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예상 공사비도 1조2천억 원 규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을 두고 관심을 가지고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국내 도시정비사업 선도 기업으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원전, 플랜트, 인프라 등의 해외사업 수주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