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퀄컴과 미디어텍 등 애플을 제외한 주요 모바일 프로세서(AP) 설계기업들이 ‘비용’ 문제로 3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채택을 미룰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해외 IT매체 노트북체크는 10일 내부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퀄컴과 미디어텍은 TSMC의 높은 3나노 공정 가격으로 인해 올해 3나노 모바일 프로세스(AP)를 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퀄컴 미디어텍, TSMC 3나노 공정 '가격 부담'에 도입 미룰 가능성 커져

▲ 해외 IT매체 노트북체크는 10일 퀄컴과 미디어텍이 TSMC의 높은 3나노 공정 가격으로 인해 도입을 미룰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미디어텍 스마트폰 프로세서 '디멘시티9000'.


TSMC의 3나노 공정은 웨이퍼 한 장당 비용이 2만 달러(약 2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5나노 공정의 웨이퍼당 가격이 1만6천 달러, 7나노는 1만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가격이 대폭 인상되는 셈이다. 7나노보다는 무려 2배 비싸다.

특히 중저가형 AP를 주로 판매하는 대만 미디어텍은 3나노를 도입하는 부담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주력 제품이 중저가인 만큼 3나노 공정을 도입하더라도 판매할 수 있는 고가제품 물량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대만 매체 디지타임스는 “미디디어텍의 빠른 3나노 공정 도입은 기술 업그레이드에 관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뿐이며 실제 비용 문제에서는 상당한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퀄컴도 높은 비용의 3나노를 서둘러 도입하는 것이 부담될 수 있다.

스마트폰 수요 둔화로 AP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조비용이 상승한다면 수익률이 악화될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퀄컴이 2024년 초에 공개할 새 모바일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3세대까지 4나노 공정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3나노를 늦게 도입하는 것도 위험요인이 있다.

애플 등 경쟁자가 2023년부터 3나노 공정을 도입해 제품 성능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면 퀄컴이 AP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MX(스마트폰)사업부와 같은 퀄컴의 주요고객은 애플 아이폰과 경쟁하기 위해 3나노 공정의 빠른 도입을 원할 가능성이 있다.

애플은 퀄컴, 미디어텍과 달리 2023년 출시하는 아이폰15프로부터 3나노 공정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인상된 3나노 비용을 아이폰15프로 가격에 완전히 전가할 수 있는 브랜드 파워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노트북체크는 “애플은 소비자들이 가성비(가격대비성능)보다 스마트폰 성능에 더 신경 쓰는 문화를 만드는 데 분명히 성공했다”며 “이에 따라 퀄컴이나 미디어텍 등 경쟁자들은 애플의 빠른 기술발전 속도를 따라잡기가 상당히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