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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목표주가 절반 깎였다, '일론 머스크 프리미엄' 시대 저무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1-10 15: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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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목표주가 절반 깎였다, '일론 머스크 프리미엄' 시대 저무나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향한 투자자들의 '환상'이 깨지면서 테슬라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테슬라가 주식시장에서 더 이상 IT기업으로 인식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이면서 미래 성장성을 반영해 주가에 붙었던 프리미엄도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M과 포드 등 주요 자동차기업이 전기차 출시를 본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시장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테슬라 주가 전망에 부정적으로 꼽힌다.

10일 투자전문지 벤징가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보고서를 내고 미국 주요 자동차기업 및 관련업체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조정해 내놓았다.

2022년 들어 미국 증시 약세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자동차 및 관련주가 올해도 큰 폭의 반등을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특히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 275달러에서 135달러로 절반 이상 낮춰 내놓았다.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

9일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약 6% 뛴 119.77달러로 거래를 마쳤는데 앞으로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테슬라 주가는 현재 주식 수 기준으로 2021년 11월에 400달러를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 연간 주가 하락폭은 65%에 이르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3년에도 공급망 차질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으로 자동차 및 관련주 주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GM과 포드의 목표주가도 이전보다 낮아졌지만 투자의견은 각각 ‘매수’로 유지됐다.

테슬라 주가 흐름을 바라보는 주주들과 증권사의 기대치가 점점 낮아지는 이유는 단순히 거시경제 상황 악화 때문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테슬라 주가에 지나친 수준으로 반영되어 있던 프리미엄이 정상화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두고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IT기업이 아닌 자동차 제조사라고 결론지었다”며 “테슬라가 전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의견이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한때 전 세계 10위 자동차기업의 가치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인 1조2천억 달러(약 1492조 원)까지 상승했다.

매출과 순이익 등 실적은 주요 자동차기업과 비교해 한참 뒤처지고 있지만 미래 성장에 대한 투자자 기대가 반영돼 대표적 성장주에 해당하는 대형 IT기업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 것이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세계 자동차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낼 만한 잠재력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테슬라 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테슬라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머스크 CEO를 향한 투자자들의 ‘환상’도 점차 깨지면서 가파른 주가 하락세가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 목표주가 절반 깎였다, '일론 머스크 프리미엄' 시대 저무나
▲ 테슬라 전기차 주력차종 '모델Y' 이미지.
3일 발표된 테슬라의 2022년 4분기 전기차 출하량은 3개 분기 연속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GM과 포드 등 경쟁사의 전기차 출시가 본격화되고 미국 정부도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면서 테슬라가 치열한 시장 경쟁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였다.

이코노미스트는 “테슬라 주가 조정은 회사가 결국 IT기업이 아닌 자동차 제조사에 불과하고 일론 머스크도 ‘초인’이 아니라는 점을 주주들이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 주가는 그동안 글로벌 공급망 상황 악화 및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산 차질 등을 계기로 여러 차례 크게 하락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

이런 사례는 결국 테슬라가 제조사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실감하는 계기로 작용하게 됐다.

소비자들이 테슬라 전기차의 품질과 기술 등 측면에서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장점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으로 꼽힌다.

일론 머스크가 약속한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 구현 목표도 점차 늦어지면서 결국 테슬라가 IT기업과 같은 비약적 성장을 이뤄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테슬라는 더 이상 시장에서 유일한 기업도 아니고 대형 IT기업도 아니다”라며 “전기차 판매 성장세는 인상적이지만 기업가치는 여전히 고평가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테슬라의 현재 시가총액은 3753억 달러(약 467조 원)에 이른다. 과거 고점과 비교하면 3분의1 이하로 축소됐지만 여전히 세계 상위 자동차기업 3곳의 시가총액 합과 맞먹는 수준이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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