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이 자체 회계연도 3분기(3월2일~6월2일)에 큰 폭의 영업손실을 냈다.
마이크론이 실적부진에도 D램 출하량을 줄이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공급과잉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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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더칸 마이크론 CEO.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보다 낸드플래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이유가 더 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마이크론이 D램 실적개선과 낸드플래시 경쟁력 확보에 고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업체가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론은 6월2일까지인 회계연도 3분기에 매출 29억 달러, 영업손실 2천만 달러를 냈다. 영업손실이 이전 분기보다 5배 정도 늘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에 적자폭이 5500만 달러에서 최대 1억3500만 달러로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치를 제시했다. D램 업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낸드플래시분야에서도 경쟁력 확보에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 더칸 마이크론 CEO는 “PC 등 IT기기의 수요둔화로 D램 가격반등이 쉽지 않은데다 낸드플래시 고객사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까지는 마이크론이 낸드플래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실적부진에 대한 대응책으로 7.5% 정도의 인력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D램 출하량은 시장 평균치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을 밝혔다.
송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D램 가격을 크게 낮춰 내놓으며 점유율 싸움을 계속 벌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세계시장에서 공급과잉현상이 지속되며 업황개선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사업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업황악화에 따른 타격을 크게 받는다. 결국 D램의 비중을 낮추고 낸드플래시의 매출비중을 높이는 전략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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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왼쪽)와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대형 반도체기업인 마이크론이 낸드플래시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국내 반도체기업들은 D램의 업황부진에 따른 타격을 낸드플래시에서 만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송 연구원은 “마이크론 등 3D낸드 기술 후발업체들은 공정전환의 여파로 출하량 부진을 겪고 있다”며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낸드플래시 업황개선에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3D낸드 기술력에서 세계 경쟁사들보다 앞서있다. 따라서 향후 낸드플래시 공급을 늘리며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경우 낸드플래시부문에서 영업손실을 내며 마이크론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만큼 3D낸드 공정전환에 속도를 내 기술력에서 앞선 성과를 빠르게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송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D램 공세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익성을 개선하기 쉽지 않겠지만 3분기부터 낸드플래시가 실적개선을 이끌 것”이라며 “3D낸드 기술경쟁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