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DB하이텍이 전력을 제어하는 전력반도체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매출 분야를 다양하게 확보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전력반도체의 일종인 복합전압소자 기술력을 키워 자동차 전장(전자장비)과 데이터센터 등 성장산업에서 고객사를 늘리는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DB하이텍 전력반도체 고도화, 자동차 전장 분야 강화해 불황 넘는다

▲ DB하이텍이 전력반도체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매출처를 모바일에서 자동차 전장과 데이터 센터 등으로 확장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최창식 DB하이텍 대표이사 부회장.


2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세계 반도체 시장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내년에 악화되는데 특히 스마트폰과 PC 부문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3년 세계 반도체 매출이 5900억 달러로 올해보다 3.5%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3분기 예측했던 것보다 하향 조정된 것으로 그만큼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반도체 업황 악화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DB하이텍은 내년 주력 분야인 전력반도체에서 모바일 비중을 줄이고 복합전압소자 공정 비중을 높여 업황 악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DB하이텍은 자동차 전장과 데이터센터용 전력반도체로 쓰이는 0.13㎛ 크기의 120V 공정 복합전압소자 칩 플랫폼을 확보해뒀다.

복합전압소자는 전압에 따라 용도가 달라지는데 자동차 전장용에는 120V 공정이 주로 사용된다. 

DB하이텍은 복합전압소자 분야의 주요 사업자인 대만의 뱅가드를 따라잡기 위해 전력소모 최소화 기술 등을 갈고 닦아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을 세웠다.

이와 함께 900V 복합전압소자 공정개발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작업이 완료되면 산업용에 특화된 모터 구동칩 분야까지도 사업확장을 이룰 수 있게 된다.

DB하이텍이 이처럼 복합전압소자 분야를 강화하는 것은 자동차 전장용 전력반도체 시장이 진입장벽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시장성이 좋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자동차용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1년부터 2026년 연평균 13.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2021년 7.4%에서 2026년에는 9.9%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더구나 기존 내연기관차에는 200~300개의 전장용 반도체가 투입됐다면 하이브리드차에는 500~700개, 전기차는 1천 개 이상의 칩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장이 확대될 공산이 크다. 

특히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복합전압소자의 다른 주요 사용처인 데이터센터 산업도 내년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DB하이텍은 복합전압소자뿐 아니라 다른 전장용 전력반도체 생산도 고루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장용 전력반도체에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엔진컨트롤유닛(ECU), 전력관리칩(PMIC), 디지털신호처리장치(DSP), 전장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과 이들을 보조하는 드라이버 집적회로(IC)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DB하이텍은 공정 효율화를 통해 생산능력 확충 작업을 마무리짓는 일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정 효율화가 마무리되면 DB하이텍의 생산능력은 월 13만8천 장에서 월 15만1천 장으로 10%가량 늘어나게 된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생산능력 확충 완료시점을 명확하게 알려주기는 어렵지만 시장 변화에 맞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으로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전장용과 산업용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기술적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