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이 매각될 수 있을까?
삼라마이다스(SM)그룹이 경남기업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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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희 경남기업 대표이사. |
동일과 일레븐건설 등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사실상 본계약까지 완주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경남기업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30일 경남기업 매각 본입찰 접수를 마감했다.
SM그룹은 5월 말 경남기업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사전 실사작업을 벌였는데 최근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기업이 자회사인 수완에너지가 매각에 실패하면서 경남건설 몸값이 크게 오른 탓에 SM그룹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경남기업은 애초 수완에너지를 매각해 몸집을 줄이면 1500억 원대에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5월 말 수완에너지 매각이 불발되면서 경남기업과 한 묶음으로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매각금액이 최대 2천억 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7개 기업 가운데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혔던 SM그룹이 인수전에서 발을 빼면서 경남기업 매각은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경남기업 예비입찰에는 SM그룹을 포함해 동일과 일레븐건설, 중국계 기업 등 7개 기업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SM그룹을 제외하면 동일이 그나마 경남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동일은 부산지역에 연고를 둔 시공능력평가 35위의 중견건설사로 지난해 매출 1358억 원, 영업이익 293억 원, 당기순이익 319억 원을 냈다.
동일은 ‘동일스위트’ 브랜드 아파트를 내세운 주택분양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동일은 지난해 분양사업에서 419억 원의 누적공사이익을 냈다. 도급공사에서 얻은 누적공사이익은 31억5천만 원이다.
동일의 재무상태도 안정적이다. 동일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 4083억 원, 부채 1092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26.7%에 불과하다.
하지만 동일이 경남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지 못한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동일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5억 원이다. 인수 추정가격인 2천억 원을 마련하려면 대규모 차입금을 마련하거나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 구성 등이 필요하다.
동일은 4월에 동부건설 인수의사를 보이며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본입찰 참여는 포기했다. 당시 동일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대형 건설사의 경영시스템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에서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일레븐건설은 국내 1세대 디벨로퍼 시행사로 꼽힌다. 일레븐건설이 경남기업을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시공사를 계열사로 확보해 사업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레븐건설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이 녹록치 않아 완주가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일레븐건설은 2010년 완공된 성북자이 시공사인 GS건설로부터 2007억9200만 원 가량의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당했다.
이 아파트는 장기간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던 곳으로 일레븐건설은 시공하자를 이유로 대금지급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레븐건설은 GS건설과 1심 소송에서 패소했다.
성복힐스테이트 시공사인 현대건설도 시행사인 일레븐건설에 106억7200만 원의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