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차우철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의 거취에 관심이 모인다.

롯데지알에스가 최근 실적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차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지알에스 흑자전환에도 '숙제' 산더미, 차우철 연임 가능할까

▲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롯데지알에스가 올해 흑자전환이 유력하면서 차우철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사진)의 연임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롯데그룹의 올해 임원인사가 안정보다는 쇄신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차 대표의 거취가 불분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실적 개선만으로는 차 대표의 연임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롯데지알에스의 주력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엔제리너스 매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임원인사가 이번 주 안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15일경 인사가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돌고 있다.

롯데그룹이 유동성 이슈로 어수선한 가운데 임원인사의 발표 시점이 늦춰지면서 신동빈 회장이 안정보다 쇄신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롯데지알에스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와 커피숍 프랜차이즈 엔젤리너스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차 대표는 2020년 11월 발표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발탁돼 2년간 롯데지알에스를 이끌었다.

올해 롯데지알에스의 실적은 차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롯데지알에스는 2022년 연결기준으로 3분기까지 누적 매출 5787억 원, 영업이익 3억 원, 순손실 65억 원을 냈다. 2021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3.5% 늘고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순손실은 40.1% 줄었다.

특히 3분기에만 매출 2132억 원, 영업이익 42억 원, 순이익 24억 원을 기록하면서 가파르게 실적이 반등하고 있다. 차 대표의 성장 전략이 거리두기 전면 해제와 맞물려 차츰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차 대표는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도 적극적인 성장 전략을 펼치며 브랜드력과 제품력 강화 작업을 추진했다. 

우선 롯데리아의 롯데리아의 빵, 패티, 오일 등 원재료 품질을 개선했으며 일부 제품의 증량을 추진했다.

또한 '한국 대표버거'를 앞세운 캠페인도 펼쳤으며 올해 9월에는 롯데리아 최초의 팝업스토어 '불고기버거랩 9222'를 열기도 했다. 여기에 노후 점포를 재단장하고 롯데리아 홍대L7점 등 특화매장을 출점했다.

차 대표는 롯데지알에스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지난해 5월에는 국내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인 TGI프라이데이를 매각했다. 또한 롯데리아는 지난해 6월과 12월에 이어 올해 6월까지 잇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이처럼 차 대표는 롯데지알에스의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아직까지 풀지 못한 숙제가 남아 있다.  
 
롯데지알에스는 2023년 비효율자산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현금으로 상환한다는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롯데지알에스는 지난해 말 기준 3011억 원이었던 차입금 규모를 올해 3분기 말 2399억 원까지 줄였다. 같은 기간 부채 비율도 307.7%에서 289.2%로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 200% 이상이면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으로 본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차 대표가 연임을 통해 롯데지알에스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지알에스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애초 예상됐던 시기보다 인사 시점이 밀린 데다 여러 계열사에서 유동성 관리능력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신 회장이 변화로써 분위기 쇄신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 2004년 롯데정책본부 개선실에서 감사업무를 맡은 뒤로 롯데쇼핑 감사위원, 롯데지주 경영개선1팀장을 지내는 등 경력의 대부분을 감사 분야에서 보낸 만큼 유동성 관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엔제리너스의 고전도 차 대표가 해결하지 못한 숙제다. 엔제리너스의 매장 수는 지난해 말 458곳에서 올해 12월 현재 407개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등의 카드로 내세운 특화매장 출점 속도 역시 주춤하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베이커리 콘셉트의 특화매장을 7곳을 냈는데 이후 2곳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롯데지알에스가 적자를 지속했다는 점에서 차 대표의 거취가 불안정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3분기 실적반등을 이뤄냈고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차 대표의 교체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롯데그룹 안팎의 평가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