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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조종사 출신 KAI 사장 강구영, 완제기 수출 비행 멀리 더 멀리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2-12-02 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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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조종사 출신 KAI 사장 강구영, 완제기 수출 비행 멀리 더 멀리
▲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11월24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정부가 방위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출지원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취임한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은 이런 정부 기조를 기반으로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완제기 수출 확대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에 따라 범정부 차원의 지원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3년 동안 방위산업에 1조원 이상을 지원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방위산업 금융지원 강화방안'을 전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무기 수입국 및 수출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통해 원활한 수출계약 체결과 안정적 수출계약 이행을 지원할 계획을 세웠다.

개발도상국 등을 중심으로 한국 무기에 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고려해 자금이 부족한 무기수입국을 대상으로 한국수출입은행이 기본여신약정(FA)을 맺거나 수입국의 사회간접자본(SOC) 개발권·수익권 등과 연계해 수출을 돕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11월24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 항공기 조립공장에서 취임 뒤 첫 방산수출전략회의 주재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2027년까지 세계 방산 수출 점유율 5% 넘어서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방위산업의 구조를 내수 중심에서 수출 위주로 전환해 방위산업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범정부 방산수출 지원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으로 완제기 수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는 강 사장으로서는 이런 정부 지원 강화를 사업 확대의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완제기 수출은 정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G2G(국가 대 국가) 사업으로 국가 항공산업과 국방 분야 경쟁력이 수출 성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윤 대통령이 첫 방산수출전략회의 장소로 한국항공우주산업 항공기 조립공장을 선택한 것도 완제기 수출 지원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강 사장은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취임 직후인 9월16일 폴란드 민스크 마조비에츠키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경공격기 FA-50 48대 수출 이행계약을 맺었다.

이는 취임 전인 7월27일 국내 방산기업들과 폴란드 군비청이 맺은 총괄계약(기본계약) 가운데 전투기 수출에 관한 부분을 실제로 이행하기 위한 본계약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첫 유럽 완제기 시장 진출로 계약규모는 30억 달러(약 3조9천억 원)에 이른다.

강 사장은 이를 발판 삼아 해외수출 외연을 넓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고등훈련기 T-50 기준 중량(kg)당 가격이 준중형 세단 자동차의 400배에 이르는 완제기 수출 사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주력인 국내 군수사업과 비교해 수익성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완제기 수출에서 성과를 내면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에 모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란드와 맺은 이행계약 가운데 1차 실행계약 12대는 내년 하반기에 집중 인도돼 이 때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강 사장이 완제기 수주를 확보하는 일은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강 사장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첫 공군 조종사 출신 사장이자 영국 왕립시험비행학교에서 교육받은 항공기 분야 전문가로 평가된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시기 대선 안보캠프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경력 등으로 기업 경영 능력과 관련한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완제기 수출에서 성과를 내는 데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취임 뒤 수주 확대는 강 사장 스스로 경영능력과 관련한 전문성 논란을 해결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공군 실사단이 지난 11월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방문해 FA-50 평가비행을 실시하고 성능을 점검한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말레이시아 국방부의 2조 원대 경공격기 교체 1차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선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6월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록히드마틴과 협력 수준을 전략적 관계로 끌어 올리고 T-50계열 항공기 1천 대 이상을 판매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미국 정부는 280여 대 규모의 미국 공군 전술훈련기 사업과 220대를 도입하는 미국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사업 2024~2025년에 시작할 계획을 갖고 있다.

T-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록히드마틴과 1997년~2006년 2조 원을 들여 공동 개발한 고등훈련기다. 록히드마틴의 전투기 F-16을 원형으로 하고 있어 미군에서도 운용비를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T-50에 전술데이터링크, 정밀유도폭탄, 보호장비를 추가로 장착하게 되면 다목적 경공격기 FA-50으로 운용할 수도 있다. 

폴란드가 FA-50 수입을 결정한 데도 이런 특징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공격기에 관한 각국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세운 방산 수출 지원 방침은 강 사장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완제기 수출에서 새로운 성과를 내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강 사장은 9월 폴란드 군비청과 수출 이행계약을 맺는 자리에서 "폴란드 수출을 발판 삼아 유럽,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를 비롯한 미국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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