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삼성SDS는 올해 2분기까지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지만 3분기에는 좋지 못한 실적을 냈다. 시장 기대치도 약 16% 밑돌았다.
삼성SDS 사업의 가장 커다란 특징은 바로 ‘경기 민감성’이다.
삼성SDS의 사업구조는 IT서비스 부문과 물류 부문으로 나뉘어있다.
물류 부문이 세계 경기 변동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세계 경기 변동은 물동량의 변동을 불러오고, 물동량의 변동은 물류 부문의 실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IT서비스는 얼핏 보기엔 경기 민감성이 높지 않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삼성SDS는 사업보고서에서 IT서비스 부문과 관련해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IT서비스 관련 설비 투자에 대해 영업활동 보조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고, 교체 및 정비주기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며 “IT 설비투자는 경기 변동과 높은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쉽게 설명하면 기업들이 돈이 부족해질 때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IT 관련 투자라는 이야기다.
삼성SDS 역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2021년 말 삼성SDS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클라우드 사업은 일반적 IT 서비스 사업과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이를 위해서는 조금 더 자세하게 삼성SDS가 추구하는 클라우드 사업이라는게 뭔지 들여다 봐야 한다.
삼성SDS가 이야기하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사업이란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네이티브하게(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통해 클라우드의 효용을 100%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사업모델이다.
그래서 삼성SDS의 클라우드 사업은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보다는 MSP(매니지 서비스 제공자)에 치중돼있다. CSP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아마존의 AWS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같은 서비스를 뜻하며 MSP는 이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각 기업에 맞게 운영해주는 사업이다.
모든 기업이 IT전문가를 두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용하기가 어려운만큼, 일종의 각 기업의 IT전문가 역할을 대신해주는 사업모델인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하나의 클라우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AWS와 애저와 세일즈포스를 모두 사용하는 등, 소위 ‘멀티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에 MSP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클라우드 관리 난도가 예전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 속에서 MSP사업은 점점 각광받고 있는 사업이다.
디지털 전환은 상당히 비가역적인 일이다. 한 번 전환을 진행하면 다시 아날로그 기반의 서비스로 돌아오기가 매우 힘들다.
클라우드 관리 비용은 기업 입장에서 앞으로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된다는 이야기다. 관리업체를 바꾸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삼성SDS가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사업구조를 경기 변동에 둔감한, 매우 안정적 구조로 바꾸는 일이 되는 셈이다.
삼성SDS는 여기서 더 나아가 고객들을 완전히 그들의 서비스에 ‘락인’ 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바로 엔드 투 엔드 MSP 사업이다.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고객사에게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컨설팅, 고객사의 사업에 어떤 클라우드 서비스가 좋을지, 애저가 좋을지 AWS가 좋을지 분석 및 선정, 그리고 운영까지. 클라우드 전환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맡아서 해주는 서비스다.
쉽게 말해 고객의 ‘클라우드 집사’가 되어주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과연 삼성SDS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업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하고,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기업이 아닌 주가가 지속적으로 ‘우상향’ 하는 기업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는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가 삼성SDS의 미래와 관련해 했던 발언과도 일맥상통한다.
황성우 삼성SDS대표이사는 2022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취임 후 1년 동안 계속해서 주가가 떨어진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며 상장 이후 장기적인 모습을 보더라도 주가는 계속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시장이 삼성SDS에게 근본적 변화를 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뼈저린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