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이 10월 단단한 소비 흐름을 이어가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것) 기대감이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아지고 있으나 단단한 소비지표를 감안하면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는 더딜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증시에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던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감이 축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10월 미국 소매판매가 시장 전망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물가정점론 기대감이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미국 소비자 장바구니에 담긴 식료품 모습. <월마트 홈페이지> |
16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는 10월 소매판매가 9월보다 1.3% 늘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1.0%를 웃돌았다.
자동차를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는 1.3% 늘면서 시장 전망치 0.4%를 크게 넘어섰다.
미국 소매판매는 경기소비재보다 필수소비재를 향한 구매심리가 높아지면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평소보다 이르게 진행된 블랙프라이데이와 9월 상륙한 허리케인의 등 일시적 요인도 10월 소매판매를 늘린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소매판매가 늘어났다는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에도 소비자의 지갑이 계속 열리고 있다는 뜻으로 이는 연준의 긴축 정책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 연구원은 “전날 발표된 미국 소비지표는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을 지지하는 수치는 아니었다”며 “연준도 물가지표가 하락 추세를 보이는 것을 원하겠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소비가 둔화하면서 물가가 하락하는 것이다”고 바라봤다.
국내 증시는 최근 미국 연준의 긴축 정책 속도 조절 기대감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감이 줄면 투자심리가 다시 한 번 위축할 수 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 역시 소매판매 발표 이후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이 더해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1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1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83%), 나스닥지수(-1.54%) 등 3대 지수가 모두 내렸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