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대표 디스플레이업체 삼성디스플레이의 성장 가능성을 놓고 긍정적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LCD 디스플레이에서 선제적으로 손을 떼고 중소형을 포함해 올레드(OLED) 사업에 힘을 준 효과를 보고 있어 연임으로 가는 길에 '파란 불'이 켜진 것으로 보인다.
▲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급변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경영을 꾸려가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연말 인사를 앞두고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대형 올레드 초기 투자비용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매출 9조3900억 원, 영업이익 1조980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 영업이익은 32.9%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분기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중소형 올레드에 역점을 둔 점이 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와 TV 등 대형 올레드 패널 비중이 높은 경쟁사 LG디스플레이와 달리 중소형 올레드 매출 비중이 약 80%에 이른다.
최 사장은 중소형 올레드에서도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디스플레이와 같은 프리미엄 라인에 집중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또한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공세에 따른 패널 가격 급락과 경기침체에 LCD패널 사업을 접는 발빠른 대처를 보였다.
최 사장은 프리미엄 대형 디스플레이에서는 올레드 패널의 수율을 끌어올리면서 예정된 투자를 보류해 내실을 다지는 선택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양산 시작 6개월 만에 수율을 85%까지 끌어올리는 등 올레드 제품군 확대를 향해 고삐를 죄고 있다.
대형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TV시장에서 LG전자나 소니 등에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점찍은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다.
최 사장은 이 회장이 내세운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략을 충실히 실행하기 위해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중소형 올레드 디스플레이와 대형 디스플레이의 균형점을 맞춰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다양한 올레드 폼팩터 개발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 사장은 올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인텔 본사에서 열린 ‘2022 인텔 이노베이션 행사’에 깜짝 등장해 17인치 PC용 슬라이더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생태계 개발자는 물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조합해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며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는 휴대성과 이동성을 만족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노사관계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임금협상을 두고 노조와 대립을 벌였으나 최 사장이 노조위원장을 직접 만나 대화하는 등 갈등 봉합에 힘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업계에서는 노사갈등과 글로벌 경제침체 위기 속에서도 디스플레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는 최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시선이 많다.
최 사장은 2020년 12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올해 말 인사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최 사장은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을 거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D램설계팀장, 전략마케팅팀장, 미주총괄을 지냈다.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로 옮겨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거쳐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