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메모리반도체처럼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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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권 부회장은 최근 들어 시스템반도체를 부쩍 챙기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보급 확대로 시스템반도체시장이 커지는 데 반해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에서 인텔 등에 밀려 부진하기 때문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이번 수상은) 아직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1위가 아니라 앞으로 세계1위의 기초를 다지고 후배양성을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면서 "우리나라가 진정한 반도체 강국이 되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시스템템반도체산업 기술개발과 사업일류화에 성공하고 우리나라가 메모리반도체 기술분야에서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공헌한 점 등을 들어 수상자로 선정됐다.
권 부회장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경쟁력이 취약했던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디스플레이 구동칩, 가입자식별모듈을 구현한 IC 카드, 모바일 프로세서 등의 분야에서 세계 1위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 공헌했다.
권 부회장은 "10여년 전부터 메모리강국으론 위상을 떨친 데 비해 시스템반도체는 많이 약했지만 노력을 해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며 "센서 등 제품과 이를 위한 공정개발 등에서 거의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시스템반도체는 정보를 저정하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중앙처리장치(CPU)처럼 데이터를 해석하고 계산하고 처리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말한다. 세계 반도체시장의 80%를 시스템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선두업체를 따라잡으려면 융복합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시장에서 가장 큰 기업은 인텔이고 삼성전자도 최근 들어 매출 기준으로 3위 정도하고 있다"며 "디바이스가 융복합화 하고 있고 기술도 융복합화 하고 있는 데 이런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는 세계에서 많지 않고 삼성전자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웨어러블과 사물인터넷 등이 융복합 기술인데 우리가 여기에 강점이 있을 것"이라며 "이에 걸맞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최근 시스템반도체에 관심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2조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대부분 메모리반도체에서 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에서 인텔과 퀄컴 등에 밀려있다.
권 부회장은 "메모리는 반도체산업의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진정한 강자가 되려면 반도체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며 "메모리분야에서 1위를 유지하면서 자만심에 빠진 게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그동안 실적이 부진했던 시스템반도체 담당 사장을 물러나게 하고 메모리반도체를 담당했던 김기남 사장에게 반도체 총괄 및 시스템LSI 사업부장을 맡기는 등 인사를 실시했다.
권 부회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기초과학의 저변확대를 위한 삼성전자의 역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그동안 반도체 제품을 잘 만들어왔지만 최근 한계영역에 들어서면서 기초과학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약한 편"이라면서 "삼성전자는 지난 해부터 미래부와 같이 미래재단을 운영해 국내 대학과 연구개발 등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어느 나라든 강국이 되려면 과학발전 없이 안 된다“며 ”삼성도 필요한 일 있으면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