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반려동물 메타버스도 만들어, 잠재력 큰 펫보험시장 앞서간다

▲ 삼성화재가 펫보험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해 반려인을 위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은 O모O모(오모오모) 홈페이지 갈무리. <삼성화재>

[비즈니스포스트] ‘내가 나의 반려동물로 변신해 반려동물의 세상에서 살아간다.’

삼성화재가 11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위한 메타버스 커뮤니티인 ‘O모O모(오모오모)’ 서비스를 내놓을 준비를 하면서 내세우고 있는 개념이다.
 
O모O모 이용자들은 29종의 강아지와 15종의 고양이 캐릭터를 이용해 자신만의 반려동물 캐릭터를 만들어 가상공간 안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반려동물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친분을 쌓을 수 있다. 

이외에도 삼성화재는 O모O모에 쇼핑몰, 미용실, 호텔 등을 입점시켜 반려동물을 위한 제휴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보험사인 삼성화재가 반려인을 대상으로 한 가상공간까지 마련해가며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펫보험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O모O모를 통해 반려인들 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삼성화재에 대한 호의적 인상을 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해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펫보험 가입률은 낮은 상황이라 펫보험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국내 2304만 가구 가운데 638만 가구로 집계됐다. 2015년과 비교해 39.6% 증가했다.

반면 펫보험 가입률은 1%를 채 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0.03% 수준이었던 펫보험 가입률은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2021년 0.67%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펫보험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꼽고 있어 펫보험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기도 하다. 

윤석열정부는 11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맞춤형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반려동물 등록제를 개선하고 간편 보험금 청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하나의 펫보험으로 여러 마리의 반려동물의 진료비를 청구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보험가입 동물을 특정하는데 필요하다.

반려동물이 특정되지 못하면 같은 품종의 반려동물을 여러 마리를 키우는 반려인이 펫보험을 악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진돗개와 시바견을 함께 키워 반려동물의 품종이 다르면 어느정도 구분이 되지만 만약 진돗개만 여러 마리 키운다고 가정해 보면 한마리만 보험에 가입해서 보험료는 최저로 내고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을 돌려가며 진료를 받아 보험 혜택을 챙기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정부는 간편 보험금 청구 시스템을 구축해 반려동물 치료비 청구를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개선해 펫보험 가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펫보험에 반려인의 상해까지 보장하는 내용을 담아 다른 보험사의 펫보험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9월 말에 만 8세 반려견까지만 가입할 수 있었던 펫보험의 가입연령을 만 10세까지 늘린 ‘위풍댕댕’을 출시했다.

삼성화재는 이 상품에 반려인들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다 발생할 수 있는 상해위험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상해수술비와 상해입원일당, 골절진단비 등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른 보험사의 펫보험과 달리 반려인에게 반려견의 사망 때 위로금을 지급하는 부분도 위풍댕댕의 눈에 띠는 특징이다. 다만 사망위로금은 15만 원 정도에 소액에 그친다.

펫보험은 주로 고액의 동물병원 진료비나 수술비를 감당하기 위해 가입한다. 

사람이 보험을 들 때는 사망이후 가족들에게 보험금을 남기는 목적도 크지만 반려인은 반려동물 사망이후 보험금을 타 내는데 목적을 두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반려동물 사망이후 보험금이 크게 책정돼 있으면 보험금을 노리고 반려견의 생명을 빼앗으려 하는 악의적 행위가 나타날 수도 있다. 

다른 삼성화재 관계자는 "사망위로금은 위로금 차원에서 지급하기 위한 것으로 만약 사망위로금이 고액이라면 반려동물을 죽이고 보험금을 타 가는 사례가 생겨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펫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비싼 펫보험 보험료는 반려인들이 보험 가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반려동물의 품종이나 연령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매월마다 10만 원 가까이 되는 펫보험 보험료는 반려인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려인 사이에서는 고가의 보험료를 내더라도 보장이 안 되는 질병을 앓을 수 있고 만기환급금이 없다는 이유로 펫보험을 가입하기보다 치료비를 위한 적금을 드는 편이 낫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한 반려인은 반려동물카페에 남긴 글에서 “보장받을 때 작은 병력까지 다 찾아보고 몇 살 이후에는 보험에 들지도 못하게 돼 있으며 해지할 때는 보험금을 돌려주지도 않는다”며 보험 대신 적금을 추천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시장이 아직 초기상태이며 동물병원 진료수가의 표준화 얘기도 나오고 있어 펫보험시장이 계속 성장해서 가입자가 늘어나면 보험료도 조금 더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