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업계 1위인 파라다이스그룹이 영종도 카지노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하고 인터컨티넨탈호텔 인수전에서 물러났다. 파라다이스로서 영종도의 대규모 카지노단지와 매물 1조원 대의 인터컨티넨탈호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 여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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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
파라다이스그룹이 호텔 인수전에서 물러남에 따라 GS건설이 내놓은 인터컨티넨탈호텔 매각전은 김이 빠지게 됐다.
파라다이스는 인터컨티넨탈호텔 등 호텔 4곳을 운영하고 있는 파르나스호텔 인수후보로 선정돼 실사진행 등 내부검토를 해왔지만 결국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파르나스호텔은 서울 삼성역 인근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를 비롯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나인트리호텔 명동, 나인트리컨벤션 광화문을 운영하고 있다. GS건설은 파르나스호텔 지분 65.56%를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매각에 들어갔다.
파라다이스는 파르나스호텔 인수에 1조 원 정도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자 자금동원에 부담을 느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다이스의 포기에 따라 파르나스호텔 인수전 후보는 국내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 홍콩계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인 거캐피탈파트너스, 미래에셋금융그룹 3파전으로 좁혀졌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상장사 2개, 비상장 국내법인 9개, 해외법인 4개 등 15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파라다이스호텔부산과 케냐 나이로비의 파라다이스 사파리파크호텔을 운영중이다. 또 서울 인천 부산 제주 등에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카지노는 지난해 매출 6394억 원, 영업이익 1455억 원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파라다이스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은 7천억 원 정도인데 호텔 인수를 위해 이 자금을 모두 쓸 필요가 있느냐는 내부의견이 강했던 것으로 안다”며 “파라다이스의 인수포기는 시장이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말”이라고 말했다.
파라다이스는 파르나스호텔을 인수해 서울지역 카지노를 확대하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대신 이미 투자를 시작한 인천의 영종도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일본 카지노업체인 세가사미와 함께 영종도에 1조9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카지노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축구장 47개를 합친 넓이만한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 시티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파라다이스는 최근 객실 700개의 특1급호텔과 국제회의장, 1만1190㎡ 규모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공사를 시작했다. 2017년 복합리조트를 완공하고 2020년까지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망을 넓힌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파라다이스가 영종도에 추진하고 있는 카지노단지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최종환 파라다이스세가사미 대표는 “현재 파라다이스그룹이 인천공항 인근 하얏트리젠시호텔에서 운영하고 있는 외국인 카지노 입장객 중 중국인의 매출 비중이 70~80%에 달한다”며 “파라다이스시티가 출범하면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위험요소에 대한 우려도 있다. 다른 기업들도 속속 영종도에 뛰어들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대 부동산 개발 회사인 리포그룹은 향후 10년간 영종지구 52만㎡ 부지(미단시티)에 2조2천억 원을 투자해 고급 호텔과 국제회의장, 초대형 쇼핑몰,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을 짓기로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영종하늘도시에 수변공원 씨 사이드 파크(Sea Side Park)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마카오 등 복합리조트에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는 반면, 한국에 복합리조트가 만들어진다면 입장객의 약 90%가 중국인이 될 것”이라며 “중국인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중국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국 카지노가 휘청휘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