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혼합현실(MR) 기기 개발을 위해 진행하던 협력을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 산업에 진입하기 위해 힘겹게 나아가고 있다”며 “하지만 가상 이미지와 현실 세계를 혼합하는 작업은 한계에 부딪혔고 삼성전자와 함께 진행하던 ‘홀로렌즈3’ 개발 작업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와 혼합현실 기기 협력 중단"

▲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삼성전자와 함께 진행하던 ‘홀로렌즈3’ 개발 작업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혼합현실(MR) 기기 홀로렌즈2.


마이크로소프트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혼합현실 기기 홀로렌즈3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트와 함께 혼합현실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으며 기어VR, 오디세이 플러스 등 가상현실 기기를 개발하는 데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증강현실(AR) 스마트 글래스의 핵심 기술인 ‘웨이브가이드’ 기술을 보유한 디지렌즈에 추가적으로 투자하기도 했다. 웨이브가이드는 빛이 통과하는 길을 통해 영상을 구현해 입체적인 영상을 만드는 기술이다.

홀로렌즈3은 이전 홀로렌즈 버전들과 마찬가지로 윈도우OS를 탑재하고 완전히 독립적인 컴퓨터로서 운영되도록 디자인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혼합현실의 방향성을 두고 내부 직원들의 이견이 커졌고 개발 인력들이 대거 경쟁사로 이직하면서 홀로렌즈3 개발 프로젝트는 사실상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2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팀에서 회사를 떠나 메타(페이스북)에 합류한 직원은 100명이 넘는다. 또 홀로렌즈 광학 책임자였던 버나드 크레스는 구글로 이직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팀에 몸을 담았던 팀 오스본은 “마이크로소프트는 혼합현실에서 많이 앞서 있었다”며 “하지만 회사가 이 프로젝트에 충분한 인력이나 자금을 투자하지 않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메타의 퀘스트2가 약 1700만 개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시리즈는 그동안 약 30만 개 판매되는 데 그쳤다”며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 헤드셋으로 메타버스 경쟁에서 초반 선두를 차지했지만 7년이 지난 현재 기술과 경영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