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2022-10-26 16: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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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위메이드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며 3분기도 2분기에 이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분기에 출시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M’이 흥행을 유지하지 못 한데다가 지난주 출시한 블록체인 게임플랫폼 ‘위믹스3.0’ 역시 관련 시장의 불황으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가 야심작 '위믹스3.0' 성공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의 야심작 ‘위믹스3.0’ 성공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는 이날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082억 원, 영업손실 280억 원, 순손실 884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위메이드는 1분기에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를 보였으나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손실을 내 두 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8.9% 증가했으나 적자를 면치 못했고 순손실 규모는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매출은 2분기에 비해 0.6% 줄어들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분기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된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이 소폭 감소하는 데 그치며 비용이 또다시 매출규모를 뛰어넘은 것이다. 위메이드의 3분기 영업비용은 2분기보다 5%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97% 증가했다.
위메이드의 영업비용 과다지출은 이미 예고된 결과였다.
위메이드는 지난 6월 출시된 미르M의 글로벌 버전을 4분기에 출시한다. 여전히 마케팅 비용이 필요한 이유다.
게다가 내년까지 꾸준한 채용계획을 잡고 있어 인건비 상승이 예고돼있는 상태다.
장현국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비전이 확고해지고 생태계 확장 전략이 중요한 지금은 공격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분기별로 약 80~100명의 인력을 추가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 대표가 말한 생태계 확장 전략이란 블록체인 메인넷 위믹스3.0을 말한다.
장 대표는 게임의 미래는 블록체인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 2018년 1월부터 블록체인 게임의 생태계가 될 플랫폼 개발을 추진해 왔다.
위메이드는 2020년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출시해서 운영해 왔으나 이는 전부 직접 개발한 것은 아니고 카카오의 블록체인개발 플랫폼 ‘클레이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 뒤 위메이드는 자체개발 역량을 강화하면서 20일 처음부터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3.0을 공개했다.
위믹스3.0 안에서 출시된(온보딩) 게임들은 게임 내부에서 채굴되는 코인과 대체불가토큰(NFT)을 위믹스3.0이 제공하는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다.
그렇게 얻은 현금으로 다른 게임에서 통용되는 코인과 NFT를 구매해 그 게임의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위믹스3.0이 각 게임을 연결해주는 중간 매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장 대표는 이렇게 각 게임 안에 갇혀 있던 코인과 NFT의 사용처가 다른 게임으로 확장됨으로써 하나의 거대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고 바라본다.
위메이드는 코인과 NFT의 환전 및 거래 수수료를 받아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구상 앞에 펼쳐진 미래가 평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자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3.0을 출시하기 전에 운영하던 플랫폼 ‘위믹스’의 매출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고 월간 사용자 역시 3분기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장 대표는 6월에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22'에 참석해 올해 말까지 위믹스3.0에 100개의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플랫폼 안에 게임이 많아질수록 이용자수가 증가하고 각종 거래량도 늘어나 매출이 증가하는 구조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10월 기준 위믹스3.0에 온보딩 된 게임은 17개에 불과하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가상화폐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상화폐 시세는 2022년 4월부터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그 뒤로도 회복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상화폐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올해 초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위메이드는 더 이상 게임회사가 아니라 플랫폼 회사다”고 말할 정도로 위믹스3.0에 심혈을 기울였다. 수년 간 준비해 온 위믹스3.0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입지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반면 장 대표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의 미래를 여전히 확신하고 있다.
그는 26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위믹스3.0으로 누구나 쉽게 디지털 이코노미로 전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며 “위믹스3.0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디지털 이코노미플랫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과 가상화폐 시장의 영향으로 월간 사용자 수가 하락했지만 새로운 게임도 출시하는 만큼 3분기가 바닥이고 4분기에는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