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울 사당동 ‘우극신’ 통합리모델링 사업이 건설업계가 자웅을 겨루는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시장에 대한 적극적 공략에 나선 대형 건설사들이 거의 모두 우극신을 주목하고 있다. 사업비가 1조5천억 원 수준의 대규모 단지인 데다 5천 가구 규모로 입지도 강남권가 가깝다.
 
건설사 새 격전지 리모델링, 수도권 최대 사당동 ‘우극신’ 수주전 곧 개막

▲ 서울 동작구 사당동 우성2차·우성3차, 극동아파트, 신동아아파트 등 ‘우극신’ 통합리모델링 사업의 조합창립총회를 축하하는 포스코건설 현수막이 우성아파트 앞에 걸려있다. <우극신 리모델링조합설립 추진위원회>


26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우극신 리모델링조합설립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추진위는 조합설립 인가를 기점으로 6개월 안에 시공사 선정까지 빠르게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우극신 추진위는 오는 11월5일 조합설립 총회를 열고 곧바로 인가 관련 서류 접수에 나선다.

이처럼 우극신 리모델링사업의 조합 설립이 가시화하면서 건설사들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지고 있다.

현재 우극신 아파트 단지들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 시공능력평가순위 1~3위 건설사들부터 포스코건설, 쌍용건설 등 리모델링시장 강자들까지 조합 창립총회를 축하하는 현수막을 아파트 단지에 내걸고 수주전 참여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우극신 추진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사업 추진 초기부터 GS건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있고 삼성물산, 쌍용건설 등도 설명회 등에 참석하면서 눈도장을 찍고 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자리한 우극신은 2023년 상반기 도시정비시장 대어로 꼽히는 대표적 사업지다. 

우극신은 지하철 4호선 총신대입구역과 7호선 이수역·남성역 사이에 있는 사당우성2차(1080세대), 사당우성3차(855세대), 극동아파트(1550세대), 신동아4차(912세대)를 통합해 부르는 말이다.

우극신은 현재 모두 4397세대 규모인데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약 5천 세대 단지로 재조성될 예정이다. 재건축, 재개발의 대체재로 여겨졌던 리모델링사업이지만 입지와 규모 면에서 사업성을 인정받고 있다.

우극신은 실제 통합리모델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비 규모만 1조5천억 원 수준에 이른다. 또 단지 규모만으로도 건설사들이 브랜드 가치를 높일 랜드마크 단지로 탐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리모델링시장은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공략을 시작한 영역이다. 우극신과 같은 대형 단지의 시공 실적은 리모델링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근 도시정비시장에서는 재건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리모델링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2022년 아파트 리모델링 발주물량은 19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2021년 발주물량이 9조1천억 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원도 ‘건축물 리모델링시장의 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전국적으로 주거용 건축물에서 준공 뒤 30년이 지난 노후 건축물 비중이 40% 가까이를 차지하며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 중 상당량은 재건축을 하겠지만 리모델링 기술의 발전, 정부의 리모델링 활성화 정책, 리모델링에 관한 의식 개선 등으로 앞으로 건축물 리모델링시장이 급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바라봤다. 

박 연구원은 이에 따라 건축물 리모델링시장이 2025년에는 23조3210억 원, 2030년에는 29조3500억 원으로 30조 원에 가까운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몇 년 사이 대형 건설사들까지 모두 리모델링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아직 준공실적까지 보유한 건설사가 많지 않다. 무엇보다 허물고 완전히 새로 짓는 재건축보다 기술적으로 까다롭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 가운데는 쌍용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리모델링시장을 주도해왔는데 지난해부터는 삼성물산과 GS건설 등도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만들어 사업을 본격화했다. 

올해는 SK에코플랜트, 한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도 리모델링사업 첫 단독 수주에도 성공하면서 리모델링사업을 키우고 있다.

현대건설도 리모델링 태스크포스를 세운 게 불과 2년 전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규모 사업장이면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나온다”며 “업황이 나쁜 만큼 오히려 무조건적 수주보다 ‘질 좋은’ 사업장에 더욱 관심이 높아질 수 있는 데다 도시정비 수주는 말 그대로 창고에 일감을 쌓아두는 것이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사업성이 높은 곳은 늘 잡아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