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범롯데가에 속한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사업을 종료한다. 사실상의 폐업이다.

경영 악화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적절한 인수자를 찾는데 실패한 탓이다. 모든 직원은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다.
 
범롯데가 푸르밀 사실상 폐업, 전체 직원에게 이메일로 정리해고 통보

▲ 푸르밀은 17일 신동환 대표이사(사진) 명의로 이메일을 보내 사업종료를 알렸다.


푸르밀은 17일 신동환 대표이사 명의로 모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이 줄어들고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푸르밀은 “애초 (사업 종료) 50일 전까지는 해고를 통보해야 하지만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정리해고를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르면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하며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에 해고를 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해야 한다.

푸르밀이 임직원들에게 통보한 사업 종료 및 정리해고일은 11월30일이다. 정리해고 대상은 임직원 400명가량인 것으로 파악된다.

푸르밀의 갑작스러운 사업 종료는 매각 시도가 무산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푸르밀은 9월 초까지만 해도 LG생활건강에 회사를 매각하려고 했지만 결국 협상이 불발됐다. 2018년부터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LG생활건강의 인수 철회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푸르밀은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이 이끌어온 회사로 1978년 설립된 롯데햄·롯데우유를 모태로 한다.

2007년 롯데햄·롯데우유에서 물적분할돼 롯데우유로 출범하며 롯데그룹에서 분사했다. 2009년에는 푸르밀로 이름을 바꿨다. 푸르밀의 대표 상품으로는 '비피더스'가 유명하다.

푸르밀은 신준호 회장의 둘째 아들인 신동환 대표이사가 2018년 수장에 오른 뒤부터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푸르밀의 영업손실은 2018년 15억 원, 2019년 88억 원, 2020년 113억 원, 2021년 123억 원 등으로 계속 커졌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