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10월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산업에서 대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이 기대된다는 점과 달러 환산 기준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락한 점 등이 외국인의 순매수 이유로 꼽혔다.
▲ 10월 들어 외국인투자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코스피 종목을 순매수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외국인투자자는 잇따른 각종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뜻밖에 10월 국내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외국인은 10월 들어 12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약 1조700억 원 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9월만 해도 코스피시장에서 2조 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특히 반도체업황 부진과 미국의 중국 수출 규제 등의 악재에도 전자·전기업종에서 약 1조6천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국내 전자전기업종 주식을 크게 담은 것인데 반도체업황 측면에서 대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대만 증시는 반도체주가 대장주라는 점에서 한국 증시와 자주 비교되는데 외국인은 대만 주식시장에서는 10월에도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만 증시 대장주인 TSMC 주가는 10월 들어 5.8% 가량 하락한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5.1% 가량 상승했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보다 대만 IT업황 사이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국내 전기·전자업종의 매수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도체업황 악화라는 공통 분모에도 미국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악화하고 있는 양안 관계와 미국의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여파 악영향이 한국보다 대만 IT업화에 더 큰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 환산 기준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락한 점도 외국인의 순매수 원인으로 꼽혔다.
박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7월 전고점과 비교해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달러 환산 기준 코스피지수는 더욱 가파른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며 “코스피지수와 달러 환산 코스피지수 간 괴리폭이 확대되는 것은 이례적 현상이다”고 바라봤다.
달러화 가치가 크게 높아진 ‘킹달러’ 현상으로 촉발된 이례적 괴리로 평가됐는데 이는 외국인에게 코스피의 가격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박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유럽 및 중국 리스크 등이 잠재해 있어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가 이어질지 불확실하지만 신용리스크가 확산하지만 않는다면 달러 환산 기준 코스피지수를 바라보는 외국인 입장에서 저가 메리트에 주목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