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2-10-11 14: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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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삼성전자의 추격을 막기 위해 2023년에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설비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11일 대만 연합신문 등에 따르면 TSMC는 올해 공급망 난조로 이연된 투자를 포함해 2023년 약 410억 달러(약 58조7600억 원)를 반도체 설비 구축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11일 대만 연합신문 등에 따르면 TSMC는 파운드리에서 삼성전자와 격차를 더욱 벌리기 위해 2023년 410억 달러(약 58조7600억 원)를 반도체 설비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3나노 양산모습과 TSMC 본사 모습.
이는 TSMC의 2022년 설비투자 예상치 4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역대 최대 투자 규모다.
최근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고 있지만 이는 주로 첨단공정이 아닌 성숙공정이나 메모리반도체에 국한돼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TSMC가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경쟁자인 삼성전자가 막대한 투자를 통해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 동안 반도체 및 생명공학 사업에 45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투자의 대부분은 반도체 설비 투자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6월 3나노 공정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2027년 1.4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TSMC와 파운드리 격차를 좁히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TSMC도 이에 대응해 올해 9월 1세대 3나노 양산에 들어갔으며 2023년 아이폰15프로 시리즈에 탑재될 모바일 프로세서(AP) A17 바이오닉 등을 2세대 3나노 공정으로 제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아직 차이가 크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2년 2분기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16.5%를 차지했다.
대만 TSMC의 2022년 2분기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53.4%로 삼성전자와 점유율 차이가 36.9%포인트에 이른다.
게다가 2022년에는 전체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도 TSMC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TSMC는 2022년 3분기까지 누적으로 1조6383억5900만 대만달러(약 73조6천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약 8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최근의 실적 추세를 보면 4분기에 역전을 당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와 TSMC의 치열한 실적 경쟁은 설비투자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 IT매체 WCC테크는 “TSMC가 글로벌 반도체 제조산업에서 삼성전자에 맞서 선두 자리를 지키는 것은 물론 차세대 기술에서도 앞서려면 공격적인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며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반도체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수백억 달러를 지출하는 것은 TSMC의 딜레마”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