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산업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 심화로 글로벌 반도체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하며 지난 주 오름세가 '반짝 반등'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반짝 반등' 끝났나, 미중 갈등에 장중 약세

▲ 11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11일 오전 10시20분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2.67%(1500원) 내린 5만4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3.20%(1800원) 내린 5만4400원에 장을 시작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1.10%(1천 원) 내린 9만200원에 사고 팔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1.64%(1500원) 하락한 8만9700원에 장을 시작한 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약세에 같은 시각 코스피지수도 2.14%(47.80포인트) 내린 2185.04를 보이고 있다.

연휴 기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이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45%(81.41포인트) 하락한 2275.34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인 10월7일 6.06% 급락한 데 이어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반도체주 주가는 미국의 중국을 향한 수출 통제 강화에 따라 크게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상무부는 7일(현지시각) 첨단반도체 및 고성능반도체 기술 등을 중국에 수출할 때 별도의 허가를 받도록하는 내용을 담은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리포트에서 “기술 패권을 위한 미국의 각종 규제 조치는 미국 반도체업체와 중국 기술업체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반도체주 등 기술주의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점도 국내 반도체주를 향한 매도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7일 삼성전자는 2022년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76조 원, 영업이익 10조8천억 원을 냈다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2021년 3분기보다 매출은 3% 늘고 영업이익은 32% 줄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것은 2019년 4분기 이후 3년 만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삼성전자는 3분기 시장의 전망을 하회하는 실적 쇼크를 보였다”고 “수요 둔화와 급격한 재고 조정으로 실적 변동성이 예상범위를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거시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반도체사업에서 인위적이지는 않다해도 유연한 감산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고 바라봤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이번 주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호재보다 악재가 많다는 점에서 상승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9월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금리인상 불확실성 확대,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기타산유국 모임) 감산 이후 유가 상승, 미국의 반도체기술 관련 중국 수출 제한 조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핵사용 우려, 유럽 재정위기 등이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꼽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보다 15.6원 오른 1428원에 장을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주 미국에서 불어온 반도체주 훈풍에 힘입어 하락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4거래일 동안 각각 5.84%와 9.75% 상승했다. 4거래일 가운데 삼성전자는 3거래일, SK하이닉스는 4거래일 모두 주가가 올랐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