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벨위원회가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2022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화면 왼쪽부터 벤 버냉키,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필립 딥비그.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노벨경제학상이 금융위기 대응이론을 제시하고 이를 실제 극복한 주인공을 포함한 세 명의 경제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일 202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 필립 딥비그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 경영대학원 교수 등 3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수상자들은 금융위기 시기에 경제에서 은행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를 심도 있게 향상시켰다”며 “이들의 연구결과는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실천적 해법을 제시했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토 엘링슨 노벨경제학상 위원장은 “수상자들의 통찰력은 심각한 경제 위기와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하는 구제 금융을 예방할 수 있는 교훈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스탠퍼드대, 프린스턴대에서 교편을 잡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8년 동안 연준 의장을 역임했다.
그는 연준 의장 재임시절인 2007~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과감한 양적완화로 파탄 직전의 미국 금융 시스템을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저금리 정책으로 시중에 돈을 풀고 단기 국채를 발행한 자금으로 장기 국채를 매입해 ‘제로 금리’ 시대를 열었다.
노벨위원회는 버냉키 전 의장이 스탠퍼드대 교수 시절인 1983년 발표한 논문에서 1930년대 미국 대공황을 분석해 은행의 위기가 경제 위기를 장기화시키는 결정적 위기라는 점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논문을 통해 대공황 당시 은행의 대규모 인출 사태인 ‘뱅크런’ 사태가 은행 파산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다이아몬드 교수와 디비그 교수는 금융위기 때 이러한 인출 행렬에 이르지 않도록 하려면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정책 모델을 제시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두 교수는 1980년대 초 은행의 자산과 부채 사이에 금융불안정이 발생하는 동학을 분석한 ‘다이아몬드-디비그’ 모델을 고안했다. 이 모델에서 뱅크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예금 보험을 보장하고 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등 ‘최종 대부자’로 직접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수상 후 인터뷰에서 “금융위기는 사람들이 금융의 안정성에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 발생한다”며 “은행은 실제로도 건전하고 사람들에게도 건전하다고 인식될 수 있도록, 또 통화정책에 투명하고도 최적화된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돼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를 끝으로 올해 6개 분야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마무리됐다.
수상자 3명은 노벨상 메달과 함께 1천만 크로나(약 13억 원)의 상금을 3분의 1씩 나눠 받는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