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1위 뺏긴 콘텐츠웨이브, 이태현 '콘텐츠 우군' 확대 총력전

▲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이사가 지상파 3사의 콘텐츠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 확보에 나서며 사용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이사가 지상파 3사의 콘텐츠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 확보에 나서며 정체된 사용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웨이브는 그동안 주요주주인 지상파 3사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해왔지만 경쟁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콘텐츠의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9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콘텐츠웨이브가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을 놓고 토종 1위 OTT업체 입지를 되찾기 위한 콘텐츠 강화행보로 보는 시선이 나온다.

콘텐츠웨이브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공급계약을 체결해 4일부터 카카오TV 전용 프로그램관을 개설했다. 이를 통해 자사 OTT플랫폼 웨이브 이용자가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 26편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이 대표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콘텐츠 공급계약 뿐만 아니라 향후 콘텐츠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지식재산(IP) 확보를 위한 협력에도 나설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면서 드라마 제작 등에 쓰일 수 있는 방대한 지식재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을 위해 많은 기업들과 협업해 온 만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도 좋은 작품이 있다면 충분히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웨이브는 올해 8월 콘텐츠 발굴 및 기획을 담당하는 자회사 스튜디오웨이브에 50억 원을 출자해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스튜디오웨이브는 최근 웨이브에서 호평을 받은 오리지널 드라마 ‘위기의X’, ‘트레이서’를 기획하기도 했다.

콘텐츠웨이브는 앞으로 1~2달 주기로 새 오리지널 예능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웠고 11월에 선보일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콘텐츠기업의 콘텐츠를 독점공급하는 방식으로도 콘텐츠웨이브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워너미디어와 1년 동안 HBO의 콘텐츠를 독점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올해 7월 고객이 선호하는 인기 콘텐츠 중심으로 건별 공급계약으로 전환했다.

이후 8월에는 '왕좌의 게임' 프리퀄 시리즈인 '하우스 오브 드래곤'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등 HBO의 인기있는 드라마 콘텐츠를 앞세워 가입자 확대에 힘쓰고 있다.

콘텐츠웨이브는 최대주주 SK스퀘어 이외에 지상파 3사를 주요 주주로 두고 있어 그동안 지상파 3사가 제작한 콘텐츠를 앞세워 토종 OTT업체 가운데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케이블과 종편의 콘텐츠가 지상파3사가 제작한 콘텐츠보다 높은 인기를 얻고 최근 국내외 OTT플랫폼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주목을 받으며 지상파 콘텐츠 비중이 높은 콘텐츠웨이브의 콘텐츠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우려가 커졌다.

콘텐츠웨이브는 최근 토종 1위 OTT업체 지위는 물론이고 2위 자리마저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9월 콘텐츠웨이브의 OTT플랫폼 웨이브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413만 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티빙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418만 명으로 집계돼 티빙이 근소한 차이지만 처음으로 콘텐츠웨이브를 제치고 토종 1위 OTT플랫폼이 됐다.

여기에 티빙은 11월 KT의 OTT플랫폼 시즌을 합병하는 만큼 시즌 이용자수(129만 명)를 더하면 티빙과 콘텐츠웨이브의 사용자수 격차는 더욱 커진다. 

콘텐츠웨이브는 오히려 스포츠콘텐츠를 앞세운 쿠팡플레이(408만 명)와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신경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티빙은 국내 선두 콘텐츠회사로 평가받는 CJENM의 자회사인 만큼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최근 KT, LG유플러스와 콘텐츠사업에서 연대해 공격적으로 가입자 수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물론 9월 기준 국내 전체 1위 OTT플랫폼은 글로벌기업 넷플릭스로 1158만 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기업을 제외한 국내기업끼리 토종 1위 OTT플랫폼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는 양상이다. 

콘텐츠업계 일각에서는 토종 1위 타이틀이 국내에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OTT시장 장악력을 앞세워 인기를 끌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유리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진출을 추진할 때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글로벌 OTT플랫폼 넷플릭스도 ‘킹덤’, ‘스위트홈’, ‘지옥’, ‘오징어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의 킬러콘텐츠를 확보해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가입자 수를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해외진출에 있어 한국에서의 순위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만 결국 콘텐츠 싸움이다”며 “양질의 현지 맞춤형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르면 연내 해외진출과 관련한 좋은 소식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올해 3월 이사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한 이후 “웨이브가 글로벌 K-콘텐츠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대표는 KBS PD 출신으로 2018년~2019년 KBS 콘텐츠사업국장을 지낸 콘텐츠전문가다.

2019년 5월 OTT플랫폼 푹(POOQ)을 운영하던 콘텐츠연합플랫폼 대표에 올랐으며 같은해 9월 SK텔레콤의 OTT플랫폼 옥수수를 통합시킨 이후 출범한 콘텐츠웨이브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