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조 외환은행장이 하나은행과 조기통합을 위한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이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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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그러나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 노사정 합의를 통해 5년 동안 외환은행 독립경영을 보장한 점을 들어 노조와 합의를 전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조직에 대한 애정과 헌신을 다해 온 직원들의 상실감과 불안감을 은행장으로서 충분이 이해한다"며 "조직과 구성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하나은행과 통합) 논의를 시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외환은행이 8일 전했다.
김 행장은 "은행산업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와 국내외 금융권의 경쟁심화 및 규제강화 등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수익성 악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의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서 조기통합 논의 개시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통합은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인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현황보고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은 (2012년) 노사정 합의서 위반이 아니냐’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약속은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당연히 노조와 합의를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두 은행의) 통합논의가 필요하다는 (하나금지주) 경영진의 의견이 있어 외환은행 노조에 협의를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노조와 대화를 통해 논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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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
신 위원장은 또 외환은행 카드부문 분사와 하나SK카드 통합과 관련해 “노사정 합의서에 정보기술(IT)과 카드부문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합을) 하기로 돼 있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합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해 문제가 없다는 의사를 보였다.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의견서를 내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합병할 당시 노사정은 5년 동안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며 카드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적이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일 “이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을 논의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나외환은행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을 보니 이제는 정말 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며 조기 통합 의지를 밝혔다.
김 회장은 오는 11일 열릴 예정인 하나금융 전 계열사 임원 워크숍에서도 조기통합에 대한 의지와 통합 이후 운영방향에 대한 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이번 워크숍은 상반기 실적 리뷰 및 하반기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의 2013년 당기순이익은 3600억 원으로 2년 전 대비 무려 58% 급감했고,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43%가량 당기순이익이 줄어들었다.
금융권에서 김 회장이 조기통합을 들고 나온 이유 가운데 하나로 수익부진을 들고 나오는 점을 들어 워크숍에서 상반기 실적을 점검하는 계기를 통해 조기통합에 대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은 내년 3월 주총에서 연임을 노리고 있어 그 이전에 조기통합에 대한 결론을 내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노조와 합의를 전제로 요구한 만큼 김 회장이 노조를 어떻게 설득해낼지 주목된다. 외환은행 노조는 5년 독립경영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카드통합을 비롯해 은행 조기통합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