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오른 새마을금고 직장내 괴롭힘, 박차훈 "다시는 재발 않도록" 다짐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의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전국에 있는 후배들이 직장 내 괴롭힘도 성희롱도 받지 않고 열심히 일하게 되기를 바란다.”

지역 새마을금고에서 근무하는 한 여직원이 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참고인으로 나와 본인이 경험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설명하며 한 말이다.

이날 위원회는 이 여직원이 여전히 지역 새마을금고에서 근무해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가림막을 설치하고 비공개 심문을 진행했다.

이 여직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은 3년 전부터 시작됐다.

여직원은 금고 이사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 자체조사 결과 성희롱은 사실로 밝혀졌지만 금고는 오히려 협박과 강요로 합의를 종용했다.

여직원은 억울했다. 하지만 직장을 잃을 수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문제제기를 할 수 없었다.

성희롱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후배 직원의 책상을 촬영했다는 희한한 이유로 정직 6개월이라는 이례적 중징계를 받았고 징계가 끝나자마자 자신이 과거에 지점장으로 일했던 지점에 창구 직원으로 부당 전보되기도 했다.

울먹이는 여직원의 발언이 끝난 뒤 증인석에서 불려 나온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저런 게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생각되지 않느냐”고 묻자 박 회장은 “사실 중앙회장으로서 송구스럽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며 “직장 내 괴롭힘이 재발하지 않도록 TF팀을 구성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박 회장의 내부 서한문을 언급하며 “직장 내 괴롭힘을 세대차이로 치부하며 넘어갈 생각이냐”고 꼬집자 박 회장은 “세대차이까지...”라고 말을 흐리면서 두 손을 내저어 보이기도 했다.

앞서 박 회장은 9월5일 지역 새마을금고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불거지자 사내게시판에 올린 서한문에서 “젊은 신세대 직원들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직원간 세대의 폭은 넓어질 수밖에 없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세대갈등으로 돌리려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의원은 박 회장이 지난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역 새마을금고의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해놓고도 제대로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회장은 “새마을금고가 불미스런 일이 발생된 데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며 “전국 3200개 금고의 직원들, 이사장들, 임원들에 집체교육을 통해서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전날에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불려가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도마에 올랐던 환경노동위원회와 달리 행정안정위원회에서는 새마을금고의 횡령사고가 문제됐다.

첫 질의자로 나선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최근 5년간 새마을금고의 횡령액이 640억 원에 이른다며 금융당국에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이관하라고 주장했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 새마을금고의 사적 채용과 관련된 채용 비리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50곳 지점에서 친인척이 함께 근무하고 있었다”며 “이렇게 해서 되겠나”며 비판하자 박 회장은 “재차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5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사적 채용 의혹과 관련해 공정채용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전국 새마을금고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채용과정의 제도적 문제점을 살펴보고 채용과 관련한 지도와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국감이 열린 이틀 동안 의원들의 비판에 연신 사과와 재발방지를 다짐했다. 

박 회장의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횡령사고와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모습을 매년 국감 때마다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