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정책적 위험요소를 막기 위해 북미 생산능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비즈니스포스트]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 지역에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생산능력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에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그 여세를 이어가기 위해 자국생산 중심 체제를 갖추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에 대응해야하는 상황이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정책적 요소뿐만 아니라 환율과 물류비 상승 등을 고려할 때 빠른 전기차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북미 지역에서 전장사업과 관련한 현지 생산능력 확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미국 정부의 자국 공급망 중심의 정책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북미에서 조립되지 않은 전기차에 보조금(세제혜택) 지급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런 정책기조가 관련 분야로 확대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LG전자는 미국 내 생산과 동일한 취급을 받는 멕시코를 중심으로 전장 생산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조주완 사장은 2021년 말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뒤 올해 4월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법인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LG마그나)의 전기차 부품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 생산공장 착공식에 직접 참석하면서 북미시장 공략의 기반을 닦아왔다.
LG마그나의 멕시코 공장은 제널럴모터스와 같은 미국 완성차업체에 구동모터와 인버터를 납품하기 위해 건설되고 있다. 한국 인천과 중국 난징에 이은 LG마그나의 3번째 생산기지로서 미국의 자국 공급망 중심 정책 강황에 따라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LG전자는 올해 7월 차량용 전조등을 생산하는 계열사 ZKW를 통해 멕시코에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는 점도 알렸다. 약 1300억 원을 투자해 멕시코 기존 실라오 공장을 확장하는 것이다.
멕시코 실라오 공장은 프리미엄 조명 시스템을 2016년부터 제조한 곳인데 이번 투자로 공장면적이 1만5700㎡ 확장돼 전체 공장 면적이 축구장 7개와 맞먹는 규모(4만8700㎡)로 늘어나게 된다.
LG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LG이노텍도 멕시코에 힘을 주고 있다. LG이노텍은 자동차 전장부품 가운데 하나인 전장용 카메라 모듈을 멕시코에서 새롭게 생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멕시코로 날아가 현장을 챙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LG그룹 전체 전장사업에서 북미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취임 뒤부터 줄곧 전장사업을 챙긴 만큼 멕시코 전장 생산시설의 증설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각별히 신경쓸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전장사업이 올해 2분기 26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이런 기조를 다지기 위해서는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과 관련해 전장사업에서 안정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 및 유럽에 이어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전기차에는 내연기관보다 전장이 더욱 많이 필요해 LG전자의 전장사업의 성장을 이끌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전장사업에서 8조 원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말까지 전장사업 수준잔고는 6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VS(전장)사업부는 올해 2분기에 매출 2조310억 원을 거두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정도로 구조적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의 자동차 전장사업의 올해 연간 흑자를 기정사실화하면서 그 예상치도 올려 잡고 있다.
기존에는 LG전자가 전장사업에서 올해 60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바라봤지만 최대 1천억 원을 넘길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VS사업부는 신규 프로젝트 효과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 102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류비와 같은 비용 부문의 정상화가 더해진다면 전장부품 사업의 성장성이 더욱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