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4분기 들어 단숨에 도시정비사업의 곳간을 채우려 한다.
DL이앤씨는 부산촉진3구역 재개발사업, 경기 수진1구역 재개발사업, 강원 단계주공 재건축사업 등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도 3조 원이 넘는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 DL이앤씨가 4분기 들어 도시정비에서 수주몰이를 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마창민 대표이사(사진)가 부산에서 하이브랜드 아크로를 꺼낼 준비를 하고 있다. |
3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촉진3구역 재개발사업은 DL이앤씨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 사업은 부산 진구 범전동 71-5 일대에 지하 5층~지상 60층, 3545세대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이다. 예상 공사비만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이다.
조합은 2017년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지난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시공사 해지를 결정했다. 이에 새 시공사를 찾고 있다.
DL이앤씨가 1차에 이어 지난 9월29일 마감된 2차 입찰에서 단독으로 입찰해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합은 시공사 선정 총회를 11월6일 열기로 했다.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촉진3구역 재개발사업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부산 도시정비시장에서 최고급 이미지를 쌓을 수도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2021년 3월 우동1구역 재건축사업(1476세대)을 따내며 업계 최초로 부산 지역에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2014년 수주했던 망미2구역 재개발사업(3천 체대)에도 올해 3월 아크로 브랜드를 달기로 했다.
망미2구역은 조합 내부사정 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했지만 올해부터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 대표가 촉진3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에 나선다면 부산 지역에서 가장 많은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를 짓게 되는 셈이다.
부산은 2000년 이전에 건축된 노후 아파트 비율이 61%에 이르러 앞으로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히 추진될 지역으로 예상된다. 해운대 그린시티 아파트 단지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연합회가 지난해 출범하기도 했다.
해운대 그린시티는 부산에서 최대 규모인 42개 아파트, 3만여 세대, 10만 여명이 사는 주거지역이다. 리모델링뿐 아니라 재건축·재개발사업도 적극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는 이날까지 누적으로 1조4350억 원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따냈다. 이번 사업을 따낸다면 그동안 부진했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만회하는 동시에 곧바로 2조 클럽에도 가입할 수 있다.
마 대표는 도시정비 수주 확보를 위해 다른 건설사와도 손을 잡았다. DL이앤씨는 경기 수진1구역 재개발사업(5571세대) 입찰확약서를 함께 제출한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뤘다.
이 컴소시엄은 대우건설이 주간사로 DL이앤씨, 현대건설이 참여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이 사업에 단독으로 입찰해 수주 가능성이 높다.
또한 DL이앤씨는 강원 원주시 단계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1560세대)에도 지난 8월22일 단독으로 입찰했다. 이에 조합은 DL이앤씨와 수의계약 절차를 밟기로 했다.
도시정비업계는 DL이앤씨에서 3곳을 연달아 품에 안으면 도시정비 신규수주 규모가 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DL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더욱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서울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을 두고는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SK에코플랜트도 신규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을 통해 적극 수주에 나서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따냈던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재건축(1814세대)을 제외하면 2017년 이후 아크로를 내세워 정비사업 수주전에 나선 사례가 거의 없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에 신중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DL이앤씨의 주택 브랜드 위상을 고려하면 지난해(3조816억 원)에 이어 올해도 3조 원대 도시정비 신규수주 기록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은 지난 16일 2022년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 DL이앤씨의 아크로가 전체 응답의 42.8%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2~4위는 현대건설의 디에이치(34.1%),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12.0%), 롯데건설의 르엘(11.2%)이 차지했다.
특히 아크로는 남녀 상관없이 30~50대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부산 촉진1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할 수 있는 사업지를 선별하고 철저히 심사를 통해 적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