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신용스프레이드와 미국 신용스프레드. <하이투자증권> |
[비즈니스포스트] 주가와 채권가격, 원화 가치가 동시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심화하면서 한국도 신용위험 확대를 주의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국내 금융시장 내 트리플 약세가 심화하는 현상은 국내 신용위험이 고개를 들고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라며 “실제로 신용위험와 관련해 그동안 잠잠하던 한국의 CDS(신용부도스와프)프리미엄 및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사이 금리 차이)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특히 한국의 신용스프레드(회사채AA-와 국채 3년 금리 차이)는 미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2010년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며 “이는 국내도 더 이상 신용위험에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한국의 신용위험을 빠르게 높이는 근본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최근에는 국내 경기와 가계부채 위험 등 국내 경기상황도 신용위험을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연초 이후 이어지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 기조와 함께 적자 전환 가능성이 커진 경상수지 등이 1차적으로 외환시장의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파악됐다.
반도체 등 글로벌 IT업황 악화도 국내 신용관련 불안감을 증폭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박 연구원은 “아무래도 국내 수출과 제조업에서 반도체 등 IT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IT업황 사이클 악화는 국내 경기는 물론 국내기업의 이익 등에 큰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부동산 경기 악화 역시 국내 신용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박 연구원은 “이미 일부 대도시 주택가격이 내리고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는 등 금리 급등은 국내 부동산시장에 직격탄을 안겼다”며 “이에 따라 국내경제와 금융시장의 아킬레스건인 가계부채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대외 신용 관련 리스크가 국내로 전이될지 아직 미지수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 사이클이 다소 완화하기 전까지 신용위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경계감을 지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국내외 여러 불확실성에도 아직까지는 기존의 신용등급을 유지하며 안정적 국가 신용도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8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기존과 동일한 수준인 ‘AA-’,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