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기가 올해 3분기 적층세라믹커페시터(MLCC)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내년부터 자율주행차 시장의 본격적 성장으로 전장용 MLCC의 이익기여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기>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기가 올해 3분기 스마트폰과 PC등 정보기술(IT) 기기의 수요 감소와 서버 네트워크 장비 등 IT인프라 투자 축소 움직임에 주력 분야인 적층세라믹커페시터(MLCC) 사업이 부진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4분기부터 자동차용 전장(전자장비)시장 확대 움직임에 힘입어 MLCC 사업이 저점을 찍고 회복 국면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최근 IT용과 전장용 MLCC 제품의 균형을 맞추는 전략에 따라 전장용 MLCC의 이익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MLCC는 전기제품의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제어하는 핵심장치로 IT제품뿐만 아니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전장부품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
특히 삼성전기의 자동차 전장용 MLCC가 기존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 기능을 결합한 장치)에서 구동장치(파워트레인)로 적용분야가 넓어지고 있는 데다 반도체 공급 부족 완화에 따라 내년부터 차량 생산이 늘어나며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MLCC 사업에서 전장용 비중이 2021년 10% 이하에서 2022년 2분기 10% 중반까지 높아졌다”며 “현재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MLCC 제품 라인업이 2023년부터 파워트레인용으로 확장되면서 이익기여도가 높아질 것이다”고 바라봤다.
삼성전기는 내년부터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차의 구동장치(파워트레인)을 제어하는 전자장비에도 MLCC를 납품하면서 적용처를 넓히고 있어 안정적 실적성장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전기차가 확대되면서 미래차 기술에 대한 경쟁도 심화되면서 자율주행산업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MLCC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전기의 자동차 전장용 MLCC 모습. <삼성전기> |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장용 MLCC 수요는 지난해보다 25.1% 증가한 5620억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최근 자동차 전장용 MLCC 13종을 발표하면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IT시장 수요에 대한 우려가 쉽게 해소되기는 어렵지만 자율주행 기술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전기전자 업종에서 전장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한 삼성전기와 같은 기업들에게 성장기회는 열려 있다고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MLCC가 1천개 정도라면 전기차나 자율주행자동차 등 자동차 전자장비에 들어가는 전장용 MLCC는 15배 규모인 약 1만5천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모건스탠리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MLCC 시장이 2019년 100억 달러 규모에서 2025년 16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시장도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이런 전망의 근거로 꼽힌다.
삼성전기 전체 매출 가운데 MLCC 비중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약 50%(컴포넌트솔루션 49.3%)에 이른다. MLCC는 카메라 모듈, 반도체 기판과 함께 삼성전기의 주력 사업이다.
더구나 현재 MLCC 업황 위축도 조만간 해소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삼성전기가 IT기기 수요 감소에 영향받아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5317억 원, 영업이익 3524억 원을 거둬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0.6%, 영업이익은 22.7% 줄어드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MLCC의 과잉재고가 해소되는 과정에 있고 4분기에는 IT 세트의 성수기 효과가 기다리고 있다”며 “무엇보다 자동차 전장용 수요회복에 따라 MLCC 업황이 조만간 저점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