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증시 혹한기에 접어들었지만 실적 증가를 자신하며 기업공개(IPO)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이 있다.

2차전지 관련 기업으로 묶이는 탑머티리얼이다.
 
[온라인 현장] 삼성 출신 2차전지 베테랑 노환진, 탑머티리얼 상장 도전장

▲ 27일 노환진 탑머리티리얼 대표가 온라인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통해 기업의 핵심경쟁력과 비전 등을 설명하고 있다. <탑머티리얼 온라인 기자간담회 갈무리>


탑머티리얼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노환진 대표는 2차전지 관련 분야에 30년 동안 몸담은 배테랑이다. 특히 ‘삼성 출신 대표’라는 수식어가 그를 더 주목하게 만든다.

27일 노환진 탑머리티리얼 대표는 온라인으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핵심경쟁력과 미래 비전을 설명했다.

노 대표는 탑머티리얼의 핵심 경쟁력으로 △연구개발(R&D) 전문 인력 △2차전지 토탈 솔루션 역량 △전극 및 양극재를 통한 사업다각화 등을 꼽았으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로 탑머티리얼의 사업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금융(IB) 업계에서 본 탑머티리얼의 투자 포인트는 안정적 실적과 뛰어난 기술력, 그리고 이를 이끌어가는 삼성 출신 대표의 능력이다.

노 대표는 삼성SDI 1세대 기술자 출신으로 폴리머전지 개발팀장으로 근무했다. 미국의 2차전지 제조기업인 A123시스템즈(A123Systems)의 초기멤버로 미국 내 첫 리튬인산철(LFP) 전지 생산 공장 건설을 총괄하기도 했다.

국내에는 ‘삼성 출신’ 수식어를 달고 성공한 기업가들이 많다.

황창규 전 KT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김범수 카카오 센터장, 김용범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대표이사 부회장, 김철영 미래나노텍 대표이사 회장 등이 삼성 출신이고 그 외에 은퇴했거나 다른 곳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인물도 많다.

삼성그룹 안에서 일하며 몸에 익힌 철저한 조직관리, 조직 통합 능력, 대외 능력 등이 삼성 출신 인사들의 강점으로 꼽힌다.

노 대표 역시 삼성 출신 인사로서 갖는 강점에 미국 A123시스템즈에서 근무하며 얻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탑머티리얼을 이끌어 가고 있다.

탑머티리얼은 시스템 엔지니어링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현재 고성능 전극과 차세대 양극재까지 3개 분야 사업을 하고 있다.

노 대표는 “현재 탑머티리얼의 캐시카우는 시스템 엔지니어링이다”며 “2차전지 생산 구축에 필요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일종의 플랫폼 사업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터리 생산 경험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턴키(업체가 모든 과정을 책임지고 완성하는 것) 방식으로 주문을 받고 있으며 고객사들은 이를 통해 시행착오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표는 이번 IPO를 통해 탑머티리얼을 2차전지 소재 대표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 A123시스템즈 출신 핵심 연구개발 인력들과 2차전지 산업분야의 기회를 포착해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탑머티리얼은 올해 아산에 위치한 제2공장에 전극 생산설비를 구축해 하반기 가동을 시작했다. 최대 500억 원의 매출이 가능한 규모며 수주 증가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표는 기존 양극재의 단점을 보완한 하이망간계 양극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매장량이 풍부한 망간을 활용하면 중국에 의존하지 않아도 돼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IRA)에 따른 수혜까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표는 “배터리 시장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양극재 시장도 비례해서 성장하는 만큼 차세대 양극재인 하이망간계 양극재는 2024년부터 본격적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망간계 재료는 수명이 짧고 가스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를 극복해 내면 큰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IPO 공모자금은 전극 및 양극재 생산라인 추가 구축 투자에 활용된다.

탑머티리얼은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올해 상반기 탑머티리얼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78억 원, 83억 원으로 반기 만에 지난해 1년 매출(319억 원) 및 영업이익(48억 원)을 초과했다.

다만 상장을 앞두고 2차전지 흥행 불패 공식이 깨진 점과 국내외 주식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올해 IPO 시장에서 2차전지 기업 모두가 기관투자자 및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흥행에 성공했으나 하반기 들어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며 2차전지 분리막 기업 더블유씨피는 흥행에 실패하기도 했다. 더블유씨피는 몸값을 낮춰 9월30일 상장을 강행하기로 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코스피지수가 장중 2220선 밑으로 밀리고 원/달러 환율이 1420원을 넘어서는 등 주식시장이 혹한기에 접어들었다.

시장에서는 탑머티리얼이 사전 흥행에 실패한 뒤 몸값을 낮춰 상장한다고 하더라도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탑머티리얼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이날부터 28일까지 이틀 동안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은 10월 4~5일에 진행된다.

탑머티리얼의 희망 공모가격은 2만7천 원~3만 원이고 희망 공모금액은 540억 원~600억 원이다. 100% 신주모집으로 200만주를 모집하며 10월 중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