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원/달러 환율이 1거래일 만에 22원 급등해 1430원을 돌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국내외 증시가 휘청이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급격히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 26일 원/달러 환율이 1거래일 만에 22원 급등한 1431.3원에 장을 마감했다. |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0원 급등한 143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7원 상승한 1419.0원에 장을 연 뒤 상승폭을 계속 키웠다.
장 초반 1420원을 넘더니 오전 11시12분경 1430.0원까지 상승했다. 장중 1435.10원까지 급등하더니 소폭 내려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30원대를 넘어선 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17일(장중 고가 1436.0원) 이후 약 13년 6개월 만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50원까지 열어놔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날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추가 약세 전망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킹달러 현상을 자극하는 악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역시 국채금리 급등에서 보듯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정부의 환율 방어 정책도 큰 실효를 얻기 어렵다"며 "예상보다 빨리 1450원 선에 근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는 두 번째로 빠른 수준이다"며 "기조적 무역수지 적자, 높아진 장기 외채 비중 등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연말까지 원화 약세 분위기가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권 연구원은 "지난 3개월 수준으로 경기 둔화 속도를 가정하면 12월에는 모든 국가의 경기선행지수가 기준선(100) 이하로 하락할 것이다"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경기선행지수는 앞으로 3~6개월의 경기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다. 통상적으로 100을 기준치로 잡고 100 이상이면 경기팽창 국면임을, 100 미만이면 경기하강 국면임을 의미한다.
이날 국내 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9.06포인트(3.02%) 하락한 2220.94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99포인트(5.07%) 떨어진 692.37에 장을 마쳤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