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는 주식시장의 근간이 되는 기업공개시장을 지배할 뿐 아니라 누구보다 정보를 빠르게 잡아 투자에 활용합니다. 이들은 자금력도 막강합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사고 이 종목을 팔았는데, 기관투자자들은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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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장중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금리인상 쇼크에 기관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크게 던지며 증시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한국거래소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에서 기관투자자는 2507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는 전날에 이어 순매도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기관투자자 순매도 상위 1위 종목은 삼성전자로 집계됐다.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2133억 원어치 담고 3129억 원어치 던져 전부 996억 원 순매도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식은 전날보다 1.63%(900원) 하락한 5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8만59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같은 국내 반도체 대표주인 SK하이닉스가 기관투자자 순매도 상위 3위를 기록했다.
기관투자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238억 원 순매도했다. 397억 원어치 사고 635억 원어치 주식을 샀다.
SK하이닉스 주식은 전날보다 2.27%(2천 원) 내린 8만6천 원에 장을 닫았다. 장중 8만59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된 가운데 기관투자자의 반도체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기침체 및 고강도 긴축 우려가 확산하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 그 영향으로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최근 반도체 수요 감소로 반도체 업황이 악화된 점이 더해져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반도체 겨울'이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기관투자자가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T)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 주식을 많이 판 것도 눈에 띈다.
기관투자자는 네이버 주식을 2번째로 많이 팔았다. 162억 원어치 담고 470억 원어치 팔아 순매도 규모는 3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는 기관투자자 순매도 상위 4위를 기록했다. 기관투자자는 카카오주식을 20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397억 원 담고 635억 원어치 던졌다.
기준금리의 가파른 인상으로 금리인상에 특히 취약한 성장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일반적으로 성장주는 미래에 대한 기대 수익이 현재 주가에 반영된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기대 수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할인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높은 금리는 주가에 악재가 된다.
이 밖에 현대차(-141억 원)가 기관투자자 순매도 상위 5개 종목 안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미래 유망산업으로 평가받는 신재생에너지 관련주와 2차전지주는 많이 샀다.
풍력 관련주인 씨에스윈드가 기관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를 기록했다. 기관투자자는 씨에스윈드 주식을 13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104억 원)과 2차전기 관련주인 에코프로비엠(126억 원), 삼성SDI(99억원), 엘앤에프(81억 원)가 기관투자자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안에 이름을 올렸다. 정희경 기자
▲ 22일 국내 정규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