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관영매체에서 중국 내 전기차 및 배터리 투자의 장점을 강조하는 내용의 보도를 내놓았다.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난징 배터리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정부가 한국 전기차 및 배터리업체를 향해 중국 내 투자 확대의 장점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미국이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한국업체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자국 중심의 정책을 앞세우자 중국 정부가 이를 한국과 협력 확대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2일 “중국은 외부 세력의 방해에도 한국과 일본 친환경차기업에 매우 중요한 파트너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전기차시장 규모와 핵심 원재료 등 공급망 측면에서 모두 한국기업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을 전 세계 전기차 공급망에서 고립시키려는 ‘디커플링’을 시도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의 파트너십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았다.
한국 전기차와 배터리기업들이 이런 상황을 고려해 중국에 꾸준히 생산 투자를 늘리고 있어 앞으로 중국시장 의존도를 더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LG에너지솔루션을 대표적 예시로 제시하면서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중국에서 전기차 및 배터리사업 확장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난징 배터리공장 증설을 시작했고 2025년까지 중국 내 배터리 생산 규모를 크게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점이 이런 추세에 중요한 사례로 꼽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중국은 세계 전기차시장에서 상당한 비중과 중요성을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과 관계를 단절할 수 있는 전기차기업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에서 이처럼 중국 전기차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련업체들의 투자 계획을 강조하는 것은 사실상 정부 차원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이 다양한 정책을 통해 전 세계 전기차 및 배터리업체들이 중국에 의존을 낮추도록 유도하고 있는 데 대응해 오히려 중국 투자 확대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에 중국산 원재료 비중이 일정 기준을 넘는 전기차는 보조금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
미국에서 최종적으로 생산되지 않은 전기차도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현대차와 기아 등 미국 내 공장을 아직 갖추지 못한 기업들이 보조금 지급 중단에 따른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한국 정부가 미국의 정책에 반발하면서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로 이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자 중국 정부가 이런 상황을 투자 유치 기회로 삼으려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시도가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전 세계 자동차기업 및 전기차 협력사들이 결국 중국에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친환경차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30~40%에 이르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증권사 JP모건의 전망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김용원 기자